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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日도 '나노 경쟁' 참전...글로벌 파운드리 '사국지' 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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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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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기술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투톱 체제로 각축전을 벌이던 '나노미터(㎚·1나노=10억분의 1m) 경쟁'에 미국의 인텔에 이어 이번엔 일본의 라피더스가 진입하면서다. 업계는 2나노 공정 양산이 파운드리 시장을 재편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라피더스가 2027년까지 2나노 공정 기반의 반도체 칩을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2025년 상반기까지는 2나노 반도체 생산을 위한 설비 라인을 만들고 2027년부터는 2나노 이하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라피더스는 일본이 1980년대 누렸던 반도체 대국의 영광을 되찾겠단 목표로 지난해 11월 8개 대기업이 연합해 세운 신생 회사다.

업계는 라피더스의 목표가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공정 미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10나노 공정 이후로는 거의 매년 새로운 나노를 내놓았지만, 초미세공정인 3나노 이후부터는 한단계를 줄이는데에 최소 2-3년이 걸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은 10나노 미만의 첨단 반도체 생산을 대부분 대만에 의존하고 있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데, 선폭이 좁을수록 한 웨이퍼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 고효율·고성능이란 의미다.

그러나 파운드리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경쟁 기업들은 앞다퉈 기술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5나노가 주력인 삼성전자와 TSMC와 달리 7나노를 주력으로 해 뒤처져있는 인텔도 실현 가능성과 별개로 지난달 말 "2023년 하반기에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3나노 파운드리 공정 반도체 출하식을 가졌고, 업계 1위인 TSMC도 지난달 말 3나노 반도체 양산 기념식을 따로 개최했다.

라피더스가 반도체 시장에서 현재 가장 고도화된 공정인 3나노도 아닌 2나노 양산 계획을 꼽아 밝히고 나선 것은 역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단 의도로 해석된다. 앞선 기술력이 곧 점유율로 이어지는 수주 경쟁 특성상 경쟁 기업들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을 입증해 단숨에 치고 올라가겠다는 목표를 세운 셈이다.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1위인 TSMC보다 먼저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한 것을 업계가 '1위 탈환에 한걸음 다가갔다'고 평가한 것도 파운드리 시장 내 앞선 기술력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업계는 인텔과 라피더스의 파운드리 분야 진출로 2025년~2027년 사이 세계 반도체 산업의 분업구조가 재편될 것이라고 봤다. 파운드리 '사파전'을 벌이고 있는 네 개 기업이 2나노 양산 계획을 밝힌 시점이 이 때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말 내놓은 '미래전략산업브리프'에서 "세계 파운드리 시장 경쟁구도는 2025년엔 한국-대만-미국, 2027년 후에는 한국-대만-미국-일본 구도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일본의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으로, 세계 파운드리 경쟁구조 변화에 선제적 대응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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