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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멜버른의 왕’ 조코비치, 메이저 최다 22승 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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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년 만에 복귀한 호주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는 조코비치. 호주오픈 최초 10회 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또 메이저 대회 22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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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의 왕이 귀환했다.”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조직위원회는 2년 만에 복귀해 10번째 우승을 차지한 노박 조코비치(36·세계랭킹 5위·세르비아)가 시상대에 오르자 이렇게 소개했다. 4번 시드 조코비치는 29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3번 시드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5·세계 4위·그리스)를 맞아 2시간56분 만에 3-0(6-3, 7-6〈7-4〉, 7-6〈7-5〉)으로 승리를 거뒀다. 조코비치는 치치파스를 상대로 11승2패(10연승)의 우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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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는 조코비치.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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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는 이날 승리로 호주오픈에서만 28연승을 이어가며 2021년에 이후 2년 만에 왕좌에 복귀했다. 이로써 그는 호주오픈 최초로 10번째 단식 우승을 기록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이 대회 결승에 10번 진출해 한 번도 패하지 않고 10번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그는 우승 상금 297만5000 호주 달러(약 26억1000만원)를 챙겼다.

메이저 대회 22번째 단식 우승을 차지한 그는 테니스의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가장 위대한 선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라파엘 나달(37·2위·스페인)과 함께 역대 메이저 최다 우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톱 시드였던 나달은 이번 대회 2회전에서 탈락했다. 조코비치는 또 30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1위 자리를 되찾게 됐다. 2021년 프랑스오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인 치치파스는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그는 2021년 프랑스오픈에서도 조코비치에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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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 어머니(왼쪽 둘째)를 찾아가 눈물 흘리는 노박 조코비치(왼쪽 셋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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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에게 이번 호주오픈 우승은 의미가 남다르다. 2021년 호주오픈 챔피언 조코비치는 지난해 1월 열린 2022 호주오픈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 출전을 위해 멜버른까지 날아갔지만,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호주 입국을 거부당했다. 조코비치는 비자가 취소된 뒤 한동안 호텔에 억류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조코비치는 끝까지 대회에 출전하려고 했지만, 법정 다툼 끝에 추방까지 당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올해 대회에도 조코비치의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그러나 호주 정부가 지난 7월 외국인 입국자 백신 접종 관련 규정을 완화하면서 조코비치는 극적으로 호주 땅을 밟았다. 일부에선 조코비치의 이름인 ‘Novak(노박)’을 두고 ‘No Vac(노 백신)’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조코비치는 대회 개막 전 인터뷰에서 “지난해 ‘호주오픈 논란’으로 나는 세계적인 악당이 됐다. 이번 호주오픈에선 (관중의 반응도, 대회 성적도) 긍정적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려와 달리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5000 명의 관중은 경기 내내 조코비치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냈다. 우승이 확정되자 조코비치는 관중석에서 기다리던 어머니와 코치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백신 사건 탓에) 이번 대회는 내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어려운 대회였다. 2년 만에 돌아온 나를 다시 환영해줘서 감사하다. 다시 우승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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