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갑자기 버스 세우더니 불길 속으로…‘소방차 10대’ 역할한 남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지난 20일 오후 1시5분쯤 경주시 외동읍 구어교차로 인근의 한 상가에서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 새천년미소 600번 시내버스 기사 최우식(62)씨. /경주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칫 대형 화재가 될 뻔했던 불길이 시내버스 기사의 신속한 초동 대처로 빠르게 진압됐다.

29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시 5분쯤 경주시 외동읍 구어교차로 인근의 한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상가 옆 도로를 운행하던 새천년미소 600번 시내버스 기사 최우식(62)씨에 의해 금세 진압됐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운전하던 최씨는 운전석 왼편에서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 즉시 버스를 세운다. 이후 분말 소화기를 들고 내려 화재가 발생한 지점으로 향한다. 희뿌연 연기가 가득하지만, 최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진화를 시도한다. 상가 한쪽에서 커지고 있던 불씨는 최씨가 뿌린 소화기에 점차 사그라든다.

조선일보

지난 20일 오후 1시5분쯤 경주시 외동읍 구어교차로 인근의 한 상가에서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 새천년미소 600번 시내버스 기사 최우식(62)씨.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가 불길을 마저 잡았다. 119 관계자는 “화재 초기의 소화기는 소방차 10대 이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최 기사의 침착한 초기 대응으로 큰 불을 막았다”고 했다.

당시 600번 시내버스에 탑승하고 있던 한 승객도 경주시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승객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한 건물 뒤편에서 불이 났다”며 “불이 난 줄도 몰랐는데 갑자기 버스 기사님이 소화기를 들고 급히 내리시더니 불을 껐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불이 될 뻔했는데 119 올 때까지 침착하게 불을 끄시고 다시 운전했다. 덕분에 버스 타고 가는 사람들 모두 아무 탈이 없었다”고 했다.

최씨는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매달 한 차례 회사에서 받고 있는 안전교육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박선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