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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올해 경기 안갯속…정부 낙관론에, 민간기관들 “희망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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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침체’ 우려 속…‘상저하고’ ‘상고하저’ 엇갈린 전망

기재부, 하반기에 회복세 예상…상반기에 재정 70% 앞당겨 집행할 계획
LG경영연구원 “갈수록 성장 둔화”…노무라증권 “금리 인상 타격 아직”
전문가들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 탓에 하반기 재정 공백 발생할 수도”

올해 국내 경기가 유례없는 보릿고개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생각보다 침체 흐름이 거세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는 ‘상저하고’론을 거론하며 상반기만 잘 버티면 경기는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역성장을 기록한 국내 경제는 올해 상반기 중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 하반기 이후부터는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1.6%)를 내놓았는데, 정부는 이 중에서도 지난해 금리 인상 효과가 두드러지는 상반기에 어려움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 때문에 경기가 상반기에 바닥을 치고 하반기부터는 서서히 반등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예산의 70%를 상반기에 앞당겨 집행하는 등 상반기에 집중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것도 이 같은 판단에서다.

한국은행 역시 같은 예측을 공유하고 있다. 한은이 지난 11월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반기별 GDP 성장률 전망치는 상반기 1.3%, 하반기 2.1%로 각각 추계됐다. 한은은 “하반기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수출 증가세도 둔화 흐름이 이어지다 하반기 이후 중국과 IT 경기 부진이 완화하면서 반등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실제 최근 대외 경제 여건이 예상보다 긍정적인 추세를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상반기조차 큰 침체를 겪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해 미국 4분기 성장률은 2.9%로 집계되며 종전 전망치(2.8%)를 소폭 웃돌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 같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연말을 지나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최근에 국내 소비지표들도 속보치를 보면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간 기관들은 이 같은 기대가 ‘희망고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당초 정부 예측과 달리 오히려 하반기에 경기가 더 악화되는 ‘상고하저’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LG경영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은 상반기 1.6%, 하반기 1.3%를 거쳐 연간 1.4%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국내 경제가 연간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노무라 증권 역시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 수준에서 금리 상단이 결정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데다 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 타격으로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하반기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감안하면 상반기 위기를 막기 위해 집중적으로 재정을 조기집행한 것이 하반기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도 있다. 조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도 내수나 수출이 상반기보다 나빠질 경우 상반기 재정을 많이 집행한 탓에 재정 공백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상고하저 흐름이 현실화되면 하반기에는 추경(추가경정) 예산이 편성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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