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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투명인간으로 살아온 노숙인 이름 찾아줘… 대가는 보람" [화제의 법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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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검 공익대표 전담팀 팀장 이웅희 검사
생계 어려울 때마다 절도 반복
'무적자'노숙인 67년만에 성본 찾아
작은 관심이 모여 돌아온 큰 행복
타인의 삶 변화 줄 수있어 뿌듯


파이낸셜뉴스

"제 노력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합니다."

이웅희 대구지검 형사4부 검사(37·변호사시험 2회·사진)는 지난 13일 '2022년 따뜻한 검찰인'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았다. 이 검사는 대구지검 공익대표 전담팀 팀장으로 수사·기소를 넘어 공익의 대표자로서 실종선고 취소 청구, 법인해산, 성본창설,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이름없는 노숙자 한명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등록해 도운 공로를 인정 받았다.

■'투명인간'으로 살아온 67세 노숙자 이름 찾아줘

절도 피의자였던 노숙인 김모씨는 대구지검 공익대표 전담팀의 도움으로 지난해 8월 가족관계등록부 창설을 허가받을 수 있었다.

김씨는 무적자였던 탓에 67년을 살아오면서 병원 진료나 기초생활수급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한 상태로 생계가 어려울 때마다 절도 범행을 했고 수차례에 걸쳐 무적자 상태로 구속돼 수용생활을 했다.

이 검사는 김씨가 평생 이름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한민국 국민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름을 찾아줘야겠다고 결심했다.공익대표 전담팀 동료들과 함께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사건을 접수하는 등 김씨가 성과 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 검사는 "공익대표 업무를 하면서 작은 관심이 다른 사람 인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며 "공직자로서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업무를 정성스럽게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작은 보람 느끼고 싶어 검사 지원"

법과대학을 다니던 그가 검사의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무엇보다 법학 과목 중 형법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 검사는 형사 모의재판을 하는 학회에 들어가 검사 배역을 맡았다.

로스쿨 재학 시절 법원실습을 하던 중 공판검사가 열정적으로 혐의를 입증하는 과정을 본 기억도 그가 검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이유 중 하나다. 검사라는 꿈이 구체화 된 계기는 이 검사가 군법무관 시절 느끼던 작은 보람이었다. 그는 군에서 검사 역할을 하는 군검찰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작은 사건도 쉽게 판단하지 않고 끈질기게 수사했고, 억울하게 절도 피의자로 몰린 병사를 상대로 혐의없음을 입증해 해당 병사로부터 감사의 말을 전해 받은 경험도 있었다.

이 검사는 "비교적 가벼운 사건이고 흔한 사건이지만, 제가 노력하면 다른 사람의 삶을 조금은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런 작은 보람을 느끼고 계속 느끼고 싶어 검사를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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