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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마기꾼 안녕"…노마스크 시대, 립글로스 매출 8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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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기꾼’도 안녕이네요.”

29일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를 하루 앞두고 한 뷰티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마기꾼은 마스크와 사기꾼의 합성어로, 마스크를 쓰고 벗었을 때 모습이 크게 다를 때 사용하는 신조어다.

시민들 사이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지만 뷰티 업계엔 ‘화색’이 돈다. 그동안 마스크로 가려져 있던 피부 가꾸기와 메이크업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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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 전환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고객이 화장품을 테스트 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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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온라인·로드숍 일제히 매출 상승



실제로 최근 들어 화장품 판매는 급상승 중이다. 이달 2~20일 롯데백화점의 색조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늘었다. 더욱이 설 연휴 직후인 23~26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해 40% 이상 급증했다. 이 기간에 립스틱과 립글로스·틴트, 볼에 바르는 블러셔·섀딩·하이라이터 매출은 각각 50%, 80%, 70% 성장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입술과 볼 등에 바르는 색조 제품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이달 초부터 중순까지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해 20~24% 늘었다. 역시나 색조 화장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로드숍과 온라인몰, 홈쇼핑에서도 마찬가지다. 올리브영에서는 실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색조 매출이 전년 대비 55% 뛰었다. 30일부터는 영업 방침도 공격적으로 바꾼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면 매장 내 모든 색조 화장품을 자유롭게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온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의 이달 2~15일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50% 늘었다. 롯데홈쇼핑의 올해 설 연휴 기간 중 이·미용 상품 주문 금액은 약 4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화장품 주문 금액만 지난 추석 대비 20% 신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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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의 올해 설 연휴(2023년 1월 21~24일) 동안의 화장품 매출은 지난 추석 연휴(2022년 9월9~12일) 기간 보다 20% 증가했다. 사진 롯데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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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와 겹치면서 행사 풍성



이에 따라 유통·화장품 업계가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실내 마스크 해제와 뷰티 업계의 ‘대목’인 다음 달 14일 밸런타인데이가 겹치면서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달 10~19일 모든 점포에서 ‘신세계 코스메틱 페어’를 연다. 에스티로더·설화수·입생로랑 등 70여 개의 브랜드가 참여해 할인권 증정 같은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도 내달 3~12일 ‘블루밍 뷰티 위크’ 행사를 기획했다. 아모레퍼시픽·시세이도·맥·바비브라운 등 37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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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 맥(MAC) 매장에서 고객들이 립스틱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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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별로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도 열고 있다. 립스틱 제품으로 유명한 입생로랑은 내달 15일부터 21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에서 팝업 행사를 연다. 더현대서울에서는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색조 브랜드 나스의 팝업 행사가 진행된다.



“노-마스크 효과 크지 않을 것” 견해도



다만 고물가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노-마스크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5월 이후 마스크 해제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수요 회복 구간은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도 마스크를 안 쓰는 시간이 충분히 길기 때문에 화장품 업계의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도 “내수 수요만으로 국내 화장품 경기가 확 올라오긴 힘들다”면서 “오히려 여행 업계가 정상화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거나, 중국 등 해외 수요가 회복돼야 국내 화장품 업계가 살아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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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유로모니터는 올해 국내 뷰티 및 퍼스널케어 시장 규모가 16조74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3.3%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편으론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올해 전체 뷰티 시장 규모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률(2.8%)보다는 로드숍 같은 중저가 시장(3.1%)이, 이보다는 주로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슈퍼 프리미엄’(명품) 화장품(4.2%)의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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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문경선 유로모니터코리아 리서치총괄은 “내수 시장 위주로 색조 화장품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스몰 럭셔리 열풍이 뷰티 시장에도 이어지면서 명품 뷰티 제품의 수요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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