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돈줄 마르는 벤처시장…2022년 벤처투자 11.9% 급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벤처투자액 감소, 2008·2012년 이어 세번째

복합 위기로 하반기부터 벤처 투자 심리 꺾여

지난해 벤처투자액이 하락세로 전환해 전년 대비 11.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투자액이 줄어든 것은 자료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이번이 역대 세 번째다.

29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2년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2022년 벤처투자액은 전년 대비 11.9%(9162억원) 감소한 6조7640억원으로 집계됐다. 벤처투자액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08년, 2012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복합 위기로 하반기부터 벤처 투자 심리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일보

중소벤처기업부.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벤처투자 동향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1~2분기 투자는 활발했으나 3분기부터 그 기세가 확연히 꺾였다. 구체적으로 1분기 투자는 2조2214억원으로 2021년 동기 대비 68.5%(9027억원) 증가했고, 2분기 역시 1.4%(262억원) 늘어난 1조 9315억원으로 2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3분기 벤처투자는 1조 2843억원으로 2021년 동분기 대비 38.6% (8070억원) 줄었고, 4분기에도 43.9%(1조381억원) 감소했다.

중기부는 “시장이 경색되기 전에 검토하던 투자 건들이 상반기까지 집행된 반면, 3분기 들어서는 고물가, 고금리가 벤처투자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년 대비 줄긴 했으나 규모 자체는 역대 최대였던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고 중기부는 부연했다. 이어 “미국은 30.9%, 이스라엘은 40.7% 감소한 것과 비교해볼 때, 같은 기간 국내 벤처투자 감소율은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ICT 서비스,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 3개 업종에 전체 투자의 70.5%가 집중됐다. ICT 서비스 업종에는 가장 많은 2조3518억원(34.8%)이 투자됐으나, 최근 시장 경색으로 2021년보다는 3.2%(765억원) 감소했다.

바이오·의료 투자는 1조1058억원으로 ICT 서비스(2조3518억원), 유통·서비스(1조3126억원)에 이어 여전히 매력적인 분야이지만, 상장 바이오 기업의 주가하락, 기술특례상장 심사 강화 등으로 2021년 대비 34.1%(5712억원) 줄었다.

세계일보

최근 5년간 분기별 벤처투자 현황.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상·공연·음반 업종은 4604억원으로 2021년 대비 10.6%(443억) 증가했다. K-팝, K-드라마 등의 세계적 유행으로 엔터·영상콘텐츠주의 선방이 작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 거리두기 해제로 영화 관람 회복 등도 영향을 미쳤다.

업력별로는 창업 초기기업(업력 3년 이하)에 대한 투자가 유일하게 증가했다. 초기기업 투자는 전년 대비 7.8%(1,452억원) 늘어난 2조50억원으로, 최초로 2조원을 넘어섰다. 중기부는 “가격 협상 여지가 많고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초 기기업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기(업력 3~7년)와 후기(업력 7년 초과) 기업 투자는 각각 2조7305억원(△21.6%, △7509억원), 2조285억원(△13.3%, △3105억원)으로 감소했다.

조주현 중기부 차관은 “외국에 비해 (벤처투자액 증감이) 선방한 것은 우리 벤처캐피탈들이 발로 뛰어 일구어낸 결과”라면서도 “최근 감소세가 심화해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