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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또 뒷걸음질 친 물동량에 꺾인 소비까지…침체 우려 깊어지는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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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항만 물동량 시계열 분석해보니

2020년 이후 2년만에 다시 뒷걸음질

전례 없는 항만 물동량 ‘W형 침체’

이달 1~20일 수출액 1년전보다 2.7% ↓

생산능력지수 역주행, 제조업 현장도 냉랭

지난 4분기 GDP -0.4%, 10분기만에 역성장

고물가·고금리 침체…추경호 “상반기 총력전”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새해 우리나라 경제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전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도 줄곧 대한민국을 지탱했던 수출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지난해 성장률을 지탱했던 소비도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수출의 핵심인 전국 항만 물동량은 2년만에 다시 뒷걸음질 쳤다. 21세기 들어 전례가 없는 일이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물동량은 감소한 바 있지만, 그 다음해인 2010년 즉시 증가 반전하고 2019년까지 쭉 성장했다.

그동안 성장을 지탱했던 소비도 꺾였다. 이에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우리나라 경제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했던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10분기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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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할 기미 없는 수출 경기=29일 해양수산부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항만 물동량은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수입(입항)’과 ‘수출(출항)’으로 나눠 통계를 분석하면 수출 감소세가 -4.7%로 수입 감소세(-2.9%) 보다 더 컸다. 수출 경기냉각이 물동량 역성장을 견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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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역성장은 단 2년만에 되풀이 됐다. 2020년 우리나라 항만 물동량은 코로나19 여파로 -8.8%를 기록했다. 입항이 13.9% 격감했고, 출항도 9.0% 줄었다.

2021년 항만 물동량이 성장했다고 하지만, 완전한 회복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2021년 물동량은 전년 대비 5.6% 늘어나는데 그쳤다. 2020년 감소 폭과 비교하면 3.2%포인트가 부족하다. 15% 가깝게 줄었던 출항은 6.9% 성장에 그쳤다.

매우 이례적인 사태다. 우리나라는 2009년 금융위기 여파로 물동량이 5.5% 감소했지만, 그 다음해 이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회복하고 성장세를 지켜왔다. 2010년 물동량 전년비 증가세는 11.8%에 달한다.

게다가 이 당시엔 물동량 감소를 수출이 아닌 수입이 견인했다. 2009년 수입 물동량 감소 폭은 5.9%였고, 수출은 3.9%에 불과했다. 2010년 전년비를 보면 각각 14.3%, 13.1% 성장했다. 수출이 위기 때 선방했고, 회복 땐 오히려 성장했다.

문제는 이 같은 물동량 감소 추세가 시나브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물동량을 분기별로 보면 1분기(2.5%), 2분기(4.0%)에는 성장세를 지켜가다가 3분기(-2.4%)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4분기엔 -5.3%를 나타냈다.

▶새해 수출도 역성장으로 시작=수출은 새해 들어서도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6억21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7% 줄었다. 이 기간 조업일 수가 16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일)보다 하루 더 많았던 점을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8.8% 감소했다.

1월에도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수출은 넉 달째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갈 것이 확실시된다. 수출은 특히 두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 전망을 하기 어렵다. 핵심 산업인 반도체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 핵심 시장국인 중국이 성장을 멈출 수 있다는 점이다.

이달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4.1% 줄었다. 이미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폭은 지난해 11월 28.6%, 12월 27.8%였는데 이달엔 더 커졌다. 최대 교역국인 대(對)중국 수출도 이달 20일까지 24.4% 감소했다. 벌써 7개월째 감소세로 전망도 불투명하다.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현장 열기도 차갑게 식고 있다. 외환위기(IMF 사태), 금융위기 때도 증가했던 생산능력지수는 지난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후퇴한 것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지난해 11월까지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단 한 번도 증가 반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1월 -1.1%를 시작으로 11월 -0.8%에 이르기까지 계속 역주행을 반복했다. 11월까지 평균은 -0.6%다.

제조업 재고율은 코로나19 사태 초창기인 2020년 5월 수준을 넘어섰다. 통계청 광업제조업동향조사 제조업 재고율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제조업 재고율은 127.6%를 기록했다. 최근 2년 추이를 살펴보면 이 정도로 재고 상황이 악화한 시점은 2020년 5월(127.5%)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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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설 연휴 직후 잇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데 이어 올해도 장바구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켈로그는 콘푸로스트, 첵스초코 등 시리얼 제품 가격을 10% 안팎으로 올리고 SPC삼립은 제품 50여종의 마트·편의점 가격을 평균 12.9% 올린다. 사진은 2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SPC삼립 제품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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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마저 꺾였다=4분기 민간소비는 -0.4%를 기록했다. 2분기(2.9%)와 3분기(1.7%)에 성장을 이끌었던 소비가 꺾인 것이다. 고물가로 실질 구매력이 낮아지고, 고금리로 역자산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재화(가전제품, 의류 및 신발)와 서비스(숙박음식, 오락문화 등)를 막론하고 소비가 침체했다. 설비투자도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민간소비 4분기 경제 성장률 기여도는 -0.2%포인트를 나타냈다.

소비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새해 상반기 본격적인 침체기를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역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소비는 석 달 연속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8.1(2015년=100)로, 1.8%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감소하다가 8월 4.4% 반짝 반등했으나 9월(-2.0%), 10월(-0.2%), 11월(-1.8%)에 걸쳐 다시 줄었다. 소매판매를 품목별로 보면 가전제품, 통신기기 등 내구재 판매가 1.4% 줄었고 의복 등 준내구재도 5.9% 감소했다. 화장품, 서적·문구 등 비내구재 판매는 0.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면소비도 위축하고 있다.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업(-4.0%) 등을 중심으로 0.6% 줄었다. 지난 9월(-0.1%)과 10월(-1.1%)에 이어 석 달째 감소한 것이다. 특히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지난해 12월(10.9%) 이후 최대폭 감소했다. 벌써 2개월 연속 감소다. 예술·스포츠·여가도 5.0% 줄었다.

▶암울한 경기 전망, 정부 상반기 회복 총력=정부도 경제 위기를 인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새해 민간소비가 2.5%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엔 4.6%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 증가세가 2.1%포인트 줄어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대로 추락하거나 역성장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씨티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0.7%로 제시했고, 노무라증권은 -0.6%로 봤다. 우리나라 정부인 기재부 성장률 전망도 1.6%로 1% 중반대에 불과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해 1분기의 경우 기저효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오프라인 활동 재개)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위축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전망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제 및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올해 상반기 경기 보완을 위해 340조원 규모의 재정·공공투자·민간사업 조기 집행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며 “규제혁신, 세제·금융지원 등을 통해 올해 경제회복의 돌파구인 수출·투자 활성화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윤현수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2022년 1~2월 컨테이너 등 물동량은 전년 대비 높은 수준으로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3월 이후 러·우크라이나 전쟁,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 봉쇄, 글로벌 긴축기조 등 대외여건 변화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3년에는 각 항만별로 신규 노선을 유치해 물동량을 창출하는 한편, 수출기업 지원을 위한 수출물류 처리에도 최선을 다해 물동량 실적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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