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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억대 연봉 붕괴…100억 FA 보상선수, ‘1일 1깡’ 자존심에 스크래치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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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두산 강진성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두산에서 보상선수 성공신화를 꿈꿨던 강진성(30)이 이적 첫해 부진을 겪으며 대폭 삭감된 연봉에 도장을 찍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26일 2023시즌 연봉 재계약 대상자 51명 중 학교폭력 혐의로 재판 중인 이영하를 제외한 50명과 계약을 완료했다.

내야수 강승호는 팀 내 최고 인상액(8500만 원), 투수 정철원은 최고 인상률(233.3%)을 달성하며 활약을 보상받은 반면 외야수 강진성은 팀 내 최고 삭감액과 삭감률을 모두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작년 1억3000만 원을 받았던 그는 5000만 원 깎인 8000만 원에 2023시즌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연봉 대비 38.5%가 삭감됐다.

강진성은 경기고를 나와 2012 신인드래프트서 NC 4라운드 33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이듬해 1군에 데뷔했지만 경찰청 군 복무를 비롯해 무려 7년 동안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이름을 알린 건 2020년. 당시 121경기 타율 3할9리 12홈런 70타점을 몰아치며 마침내 무명 생활을 청산했다. 결정적 순간마다 홈런과 안타를 때려내는 ‘1일 1깡’ 신드롬을 일으켰고,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꺾고 감격의 통합우승까지 맛봤다.

강진성은 2021년 풀타임 두 번째 시즌을 맞아 ‘2년차 징크스’를 경험했다. 부상 및 잦은 기복으로 124경기 성적이 타율 2할4푼9리 7홈런 38타점으로 뚝 떨어졌다. 왼쪽 새끼발가락에 피로골절이 찾아오며 전년도의 기세를 잇지 못했고, 2021년 12월 6년 총액 100억 원에 NC로 FA 이적한 박건우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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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강진성 / OSEN DB


박건우를 떠나보낸 두산은 강진성이 주 포지션인 1루수 외에 외야 수비도 능숙한 우타 거포 자원이라는 부분에 매력을 느꼈다. 주전 1루수 양석환의 체력 안배와 김재환-정수빈-김인태로 이뤄진 외야진의 뎁스 강화를 동시에 해낼 수 있는 최적의 선수라는 평가를 내렸다. 비록 2021년 타석에서 슬럼프를 겪었지만 이는 부상 영향이 컸고, 고향팀으로 돌아와 2020년의 모습을 충분히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나 두산에서의 ‘1일 1깡’은 없었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김인태와 치열한 우익수 경쟁을 펼쳤고,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돼 3경기 만에 홈런포를 쏘아 올렸지만 부상과 장기 슬럼프 속 40경기 타율 1할6푼3리 1홈런 8타점의 초라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9월 9일 한화전을 끝으로 1군 외 전력으로 평가 받은 그는 결국 2군에서 아쉽게 이적 시즌을 마쳤다. 퓨처스리그 기록은 34경기 타율 2할8푼8리 11타점.

강진성은 지난 19일 발표된 2023 호주 스프링캠프 46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여전히 두산이 매력을 느끼는 자원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박건우의 대체자가 나타나지 않으며 이승엽 감독이 호주에서 우익수 오디션을 다시 개최할 예정이며, 두산은 우타 거포가 부족한 상태다. 아울러 이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서 모든 선수들을 원점에서 재평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강진성에게 여전히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이적생' 강진성이 꿈꿨던 보상선수 성공 신화는 없었다. 첫해는 그야말로 실망의 연속이었고, 그러면서 억대 연봉까지 붕괴됐다. ‘1일 1깡’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입은 그가 2023시즌 이승엽호에서 3년 전의 임팩트를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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