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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오병상의 코멘터리] 유동규가 대장동 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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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에 앞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인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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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재명 민주당대표가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대장동 의혹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재명은 출두하면서 최강의 표현을 쏟아냈습니다. 윤석열 정부를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이라 규정하고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적 제거를 위한 국가권력 사유화’라고 규탄했습니다. 이날 밤 11시 조사를 마치고 ‘검찰의 수사가 아니라 조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예상된 정치공세입니다.

2. 이재명은 이날 33쪽 분량의 진술서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이재명은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한 다음 묵비권을 행사했습니다. 진술서는 대부분 그간 주장해온 내용들을 항목별로 서식에 맞춰 정리했습니다. 예상된 법률공방입니다.

3. 그런데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관련입니다.

‘(천화동인 1호 지분 관련해) 큰 역할을 했다는 유동규 지분이 아예 없다는 것이 상식이겠는가.’

‘유동규가 그들과 결탁해 비밀정보를 제공했는지 알 수 없지만, 유동규가 범죄행위를 저지르면서 시장인 제게 알릴 이유도, 필요도 없다.’

4. 이재명은 자신의 혐의를 모두 유동규에게 돌린 셈입니다.

검찰은 ‘천화동인 1호 지분 중 일부(428억원)가 이재명 몫’이란 혐의를 잡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명은 ‘유동규 몫’이라고 우회 반박했습니다.

검찰은 ‘이재명이 대장동 일당에게 비밀정보를 제공하는 등 결탁했다’고 의심합니다. 이 역시 이재명은 ‘유동규의 범죄행위’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본인의 무죄를 주장한 것입니다.

5. 예상된 반응입니다. 문제는 정진상 민주당대표 정책실장의 존재입니다.

유동규의 진술은 대부분 ‘정진상 실장을 통해 이재명 시장에게 보고하고 승인받았다’는 내용입니다. ‘한 때 측근’이었던 유동규는 마음을 바꿔 이재명의 유죄를 진술하고 있지만 ‘측근 중의 측근’ 정진상은 여전히 입을 닫고 있습니다.

6. 정진상의 존재감은 유동규 체포과정에서 확인됐습니다.

유동규에 따르면, 2021년 9월 검찰에 체포될 당시 정진상은 ‘휴대폰 버려라’고 지시했습니다. 그 휴대폰에 이재명 최측근만 모이는 텔레그램 대화방(정무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은 주요보고의 경우 아이폰 텔레그램을 이용합니다.

7. 이재명은 변호사답게 늘 검찰수사 가능성에 대비해온 듯합니다.

대장동의 경우 유동규가 1차 책임자이자 방어선입니다. 업자들은 유동규가 창구입니다. 이재명에게 접근하려면 정진상이란 2차 방어선을 넘어야 합니다. 보안에 철저한 폰(아이폰)과 앱(텔레그램)은 기본방어벽입니다.

8. 공은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이재명은 더이상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며, 국회는 체포동의를 해주지 않을 겁니다. 검찰이 얼마나 확실한 증거를 확보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재명의 방어벽도 만만치않아 보입니다. 재판은 길어질 겁니다.

〈칼럼니스트〉

2023.01.2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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