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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몸 녹이려 지구대 찾은 70대 할머니 쫓아낸 경찰…논란 커지자 결국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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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추위를 피하기 위해 지구대를 찾은 할머니 모습 [사진 = mbn 뉴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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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에서 마지막 기차를 놓친 70대 할머니가 돈도 없고, 갈 곳도 없어 가까운 지구대에 몸을 녹이러 갔다가 쫓겨났다. 할머니는 경찰관들을 고소했고, 논란이 커지자 해당 지구대 경찰서는 결국 사과문을 냈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28일 관할 A지구대 근무자들을 상대로 접수된 B(70대·여)씨의 고소 관련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할머니는 작년 12월14일 0시 5분께 강릉행 마지막 기차를 놓친 뒤 첫 차를 타는 시간까지 한파를 피하기 위해 해당 지구대를 찾았다. 그러나 지구대 소파에 앉아 40분가량 머무르다가 경찰관에 의해 강제로 밖으로 쫓겨났다.

MBN이 입수한 A지구대 CCTV에는 한 경찰관이 할머니의 팔을 강제로 잡아끌어 밖으로 내보냈고 다른 경찰관은 할머니가 다시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잠그는 모습이 담겼다. CCTV를 돌려본 MBN은 할머니는 물 마시러 한 번 일어난 거 외에는 자리에 앉아만 있었고, 그동안 지구대도 한산했다고 보도했다. 또 할머니는 끌려나가는 과정에서 허리를 다치기도 전했다.

쫓겨난 할머니는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고 다른 경찰서를 찾았다. 다행히 경찰서에서는 담요와 히터를 제공해 몸을 녹이고 새벽 첫차를 타고 목적지로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할머니는 A지구대 근무자들의 태도에 항의하며 서울에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은 사건 발생장소인 부산으로 이첩됐다.

지구대 측은 112출동이 잦아 민원인을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없었고, B씨가 직원들에게 무례한 말을 하며 업무를 방해해 불가피하게 내보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지구 내 내부 CCTV에는 음성이 녹음되지 않아 어떤 다툼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충분히 배려를 해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해당 직원들이 그 부분에 있어 좀 부족했던 것 같다”며 “부산경찰청과 함께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서의 조사결과 등도 종합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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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부산 동부경찰서는 민원인 강제 퇴거 관련 서장 명의의 사과문을 누리집에 게재했다. 사진은 사과문 전문. [사진=부산 동부경찰서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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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8일 오후 동부경찰서는 누리집에 서장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강일웅 서장은 “민원인을 지구대 밖으로 퇴거시킨 일에 대해 민원인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국민 여러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 드린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안의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해 결과에 따라 엄중 조치할 예정이며, 국민들로부터 공감받는 경찰이 되기 위해 노력을 다해 다시는 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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