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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추위 피하러 지구대 온 70대 할머니 내쫓은 부산 경찰 사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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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께 사과… 진상 조사 철저히"
한국일보

부산 동부경찰서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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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피하려고 밤시간대 지구대를 찾아온 노인을 경찰관이 내쫓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관할 경찰서가 고개를 숙였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28일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관내 지구대를 방문한 민원인을 지구대 밖으로 퇴거시킨 일에 대해 민원인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경찰은 "민원인이 처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사안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를 더욱 배려하고 국민들의 작은 목소리도 세심하게 살피는 등 공감받는 경찰이 되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자정 무렵 70대 여성 A씨가 추위를 피하기 위해 동부경찰서 소속 지구대를 찾아왔다가 직원들에 의해 문 밖으로 쫓겨났다. A씨는 부산역에서 떠나는 막차를 놓친 뒤 갈 곳이 없어 지구대를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구대에서 40여분 동안 머물렀지만, 이후 한 경찰관이 팔을 붙잡고 문 밖으로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경찰관은 지구대 문을 걸어 잠그기까지 했다. 체감온도가 영하 1도에 달하는 날씨에 쫓겨난 A씨는 결국 다른 경찰서를 찾아가 몸을 녹이다가 첫차를 타고 귀가해야 했다.

A씨는 지구대 직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고소장에 따른 수사를 진행하면서 자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지구대 측은 A씨가 직원들에게 무례한 말을 해 퇴거 조치했다는 입장이지만, A씨는 "친절하게 대해달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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