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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스라엘 멀리하던 중동, 다시 손잡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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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미국 주도 아브라함 협정 계기
UAE, 바레인, 모로코 등 참여
'핵위협' 이란 문제에 안보 협력 강화
미사일, 기밀정보 등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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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국기 너머로 21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이 보인다. 텔아비브/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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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된 이래 중동의 아랍국가들은 총 4회에 걸쳐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였다. 이스라엘에 의해 난민이 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일명 ‘아랍의 대의’가 이유였다. 이들 국가는 오랜 기간 이스라엘과 거리를 뒀고, 이집트와 요르단을 제외하면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은 국가도 최근까지 없었다.

이랬던 중동의 지정학적 지형이 최근 바뀌고 있다. 경제부터 안보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과의 협력 관계가 강화하는 추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해 수도 아부다비 인근에 이스라엘제 대공 미사일 ‘바락8’을 배치했다. 이 신형 무기는 이스라엘과 UAE의 군사 협력에 따라 지난가을까지 순차 인도됐다.

정보기관 간의 협력도 이뤄지고 있다. 이스라엘 ‘모사드’는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정보기관으로, 이달 바레인과 정보 협력을 합의했다. 이미 모사드 요원 일부가 바레인에 주재하며 군사 정보 등을 공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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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 외교장관, 칼리드 빈 아흐메드 알 칼리파 바레인 외교장관이 2020년 9월 15일 백악관에서 아브라함 협정 체결식을 치르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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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중동의 사이가 좋아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직접적인 계기로는 2020년 9월 이스라엘과 바레인, UAE가 체결한 평화외교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이 있다.

이 협정은 도널드 트럼프 정권 당시 미국이 주도한 것으로, 이후 3국 고위급 인사들은 상대국들을 방문하며 유대 관계를 이어왔다. 같은 해 12월엔 모로코도 합류했다. 조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미국은 아브라함 협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협정이 유지될 수 있었던 데는 이란의 확장주의 영향도 있다. 서방과 핵 합의를 놓고 대립 중인 이란이 자체 핵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중동 패권을 위협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주변국들이 경계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란과 이스라엘은 역사적으로 천적 관계인 터라 중동 국가들은 이란을 억제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손잡는 모양새다. 이스라엘과 적대적이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화해 분위기로 전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슬람에서 사우디는 대표적인 수니파 국가이고 이란은 시아파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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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22일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테헤란/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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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연구기관인 걸프연구센터의 압둘아지즈 사글 회장은 “이란의 확장주의는 정말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들은 종파적 갈등을 이용해 레바논 등 각지에서 민병대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등 중동에서 힘을 빼기 시작한 이후로 이란을 억누르는데 더는 미군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이스라엘과 주변국에 퍼졌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아브라함 협정국들은 3월 모로코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한 후 처음 열리는 자리다.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 “이란에 대한 우려를 사우디와 공유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는 등 이번 회담을 통해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도 노리고 있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 역시 이달 브리핑에서 “협정을 다른 국가로 확대하는 것은 가정이 아닌 시간문제다. 이 협정은 지난해 무역에서 28억5000만 달러(약 3조5112억 원)를 창출했고 지역 안보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며 주변국 동참을 기대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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