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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박석민이 절실해진 NC, '-93%' 절박함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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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연봉 삭감은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삭감이 아니면 방출(재계약 실패)의 선택지 속에서 택할 수 있는 건 삭감밖에 없었다. 하지만 93%의 삭감률은 다소 의외였다. 무려 6억5천만원이 깎이며 KBO 최다 삭감률 기록까지 경신했다. NC 다이노스의 베테랑 내야수 박석민은 그렇게 ‘백의종군’을 자처하며 새 시즌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박석민의 연봉 삭감은 지난해 겨울이 오기도 전에 이미 결정된 사안이었다. 지난해 2+1년 FA 계약의 ‘+1’ 계약까지 모두 마친 박석민은 새 시즌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됐지만, 방역지침위반 징계와 부상 등으로 최근 2년 동안의 활약이 저조해 삭감이 불가피했다. 이에 구단은 지난 시즌 직후 박석민에게 의사를 물었고, 박석민은 별다른 이견 없이 93% 삭감안에 도장을 찍고 연봉협상을 끝냈다.

사실상 백의종군이다. 박석민은 지난 2021년 여름 방역지침위반 사태의 주동자로 KBO리그 72경기 출전정지, 구단 자체 5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아 1년을 허비했다. 그 사이 팀은 프런트 수뇌부가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모두 사퇴하며 초토화됐고, 순위 추락은 물론 지금까지도 그 여파에 허덕이면서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박석민 본인도 지난해 여름 복귀했으나 부상에 신음하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팀과 본인의 명예 실추, 박석민의 백의종군은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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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지나 NC와 박석민의 선택은 얼떨결에 ‘신의 한수’가 됐다. 기존 주전 3루수였던 노진혁이 FA 자격으로 팀을 떠나고(롯데), 미래의 3루수로 여겨졌던 박준영마저 보상선수 신분으로 이적(두산)하면서 새로운 3루수 자원이 필요해진 것.

서호철과 도태훈, 김수윤 등 3루 수비가 가능한 젊은 선수들이 여럿 있지만, 이들에게 풀타임 시즌을 맡기기엔 무리가 있다. 결국 시선은 베테랑 3루수 박석민에게 갈 수밖에 없다. 강인권 NC 감독 역시 박석민에게 주전 3루수 기회를 먼저 주겠다고 시사했다.

더군다나 NC는 부동의 4번타자 양의지와 중장거리 타자 노진혁을 동시에 잃으면서 팀내 거포 자원이 절실해졌다. 장타력이 출중하다고 평가받는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이 있지만, 리그 적응의 시간이 필요한데다 타선 전체가 마틴 한 명만을 바라볼 순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에 중장거리 타자 박석민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박석민은 2008년부터 10년 넘게 두 자릿수 홈런을 꾸준히 기록했고, 출전정지 징계로 절반만 소화했던 2021년에도 10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제 역할을 했다. 한 방이 필요한 타선과 젊은 내야진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베테랑 자원으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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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모든 건 박석민이 징계 이전의 실력을 보여준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한 시나리오다. 사실 한국나이로 39세에 접어든 박석민에게 이전의 활약을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다. 바로 직전 시즌에 보여준 활약도 좋지 않아 은퇴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명예회복을 위해 은퇴 대신 새 시즌 백의종군을 택한 만큼, 마지막 시즌을 유종의 미로 불태울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아 있다.

지난해 6월 박석민은 1군에 복귀하자마자 팀에 고개부터 숙였다. 당시 그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야구인 박석민이 아닌 인간 박석민으로서 앞으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징계 중에도 운동하는 2군 후배들의 성장을 돕거나 커피차, 피자 등을 쏘는 등 팀 동료를 향해 미안한 마음을 꾸준히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NC엔 박석민의 선행이 아닌 실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할 때가 왔다.

박석민의 절박한 마음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사실상 2023년 NC 야수진의 키플레이어라 볼 수 있는 박석민이 마지막 불꽃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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