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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라스트 댄스’ 추는 염기훈 “80-80클럽 간절하다…웃으면서 선수생활 마무리하길” [제주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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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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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제주, 서정환 기자] ‘왼발의 달인’ 염기훈(40, 수원삼성)이 플레잉코치로서 ‘라스트 댄스’를 춘다.

지난 시즌 수원삼성은 강등 플레이오프까지 거치며 극적으로 K리그1에 잔류했다.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연장전서 터진 오현규의 헤딩 극장골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짜릿한 승리였지만 명문으로서 자존심도 구긴 한판이었다.

불명예스러운 은퇴위기를 맞았던 염기훈은 K리그1 잔류와 함께 현역생활을 1년 더 이어 가기로 했다. ‘플레잉코치’라는 새로운 직함도 붙었다. 선수생활의 정말 마지막 1년을 남긴 염기훈은 각오도 남달랐다.

- 플레잉코치로 마지막 시즌에 임하는 소감은?

올해가 더 간절하고 소중하다. 작년에는 마음이 편했다. 지금은 플레잉코치라 역할이 좀 다르다. 부담감이 더 있다. 감독님이 저에게 체력운동 빠질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신다. 힘든데 후배들과 똑같이 하고 있다. 너무 좋더라. 작년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부담감이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힘들게 시작하고 있다.

- 양상민이 은퇴 후 코치가 됐는데?

양상민이 코치로 가서 내가 후배들의 어려움을 전달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 번 겪어서 그런지 잘하고 있다. 운동장 안에서는 ‘양 코치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사석에서는 편하게 부른다. 하하.

- 김보경이 합류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는데?

보경이를 처음 봤을 때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22세였다.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후배다. 보경이에게 전화해서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처음을 같이 했으니 마무리도 같이 하자고 했다. 보경이가 우리 팀에 오면서 무게감이 달라졌다. 베테랑 선수가 왔으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김보경이 전북, 울산시절과는 역할이 다를텐데?

처음 왔을 때 보경이에게 ‘전북, 울산 있을 때처럼 주변에서 도와주는 선수가 많은 축구와 수원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어린 선수들을 끌고 가야 하기에 더 힘들 수 있다고 했다. 나도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겠다고 했다. 보경이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 보경이도 힘들 것이다.

- 이호는 플레잉코치로서 울산에서 마지막 시즌에 우승하고 은퇴했는데?

이호가 우승하며 은퇴식을 치러서 너무 부러웠다. 팀이 최고일때 은퇴했다. 나도 올해 이호처럼 우승자리에서 은퇴한다면 프로생활 18년 하면서 제일 멋진 해가 될 것이다. 저도 그 꿈을 꾸면서 훈련하고 있다. 후배들이 멋진 기억을 줄 거라 믿는다.

- 플레잉코치로서 힘든 부분은?

아직 힘든 부분은 없다. 감독님도 지금처럼 중심을 잡아주면 된다고 했다. 후배들에게 나는 아직 선수로서 똑같이 경쟁할 거라고 했다. 다만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선수들 편에서 이야기해주겠다고 했다.

- MZ세대 선수들을 대하기 불편한 부분은 없나?

선수들이 날 너무 어려워한다. (이)상민(19)이와는 21살 차이다. 몇 년 했던 선수들은 웃으며 대화한다. 신인 선수들은 나에게 다가오기 어려워한다. 그래서 내가 좀 더 다가가려고 한다. 하하.

- 최근 수원이 부진하다.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선수들도 몇 명 안 남았는데?

예전 수원과 지금 수원은 하늘과 땅 차이다. 스쿼드 자체가 너무 달라졌다. 그때는 어느 팀에 가도 경기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했다. 지금은 어린 선수들 위주라 힘들다.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평상시 기량을 내느냐가 중요하다. (김)보경이가 영입된 것이 큰 힘이다. 이후 우리 팀에 무게감이 느껴진다.

OSEN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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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80 클럽 가입에 대한 욕심이 있나? 이병근 감독은 돕겠다고 했는데?

세 골 남았다. 더 간절해졌다. 이제는 올해가 진짜 마지막이다. 얼마나 경기에 뛰고 출전할지 모르겠지만. 작년에 후배들에게 농담으로 ‘내가 들어가면 페널티킥도 프리킥도 안나냐?’고 했다. 파울 좀 얻으라고 했다. 하하.

저도 간절하다. 골을 넣고 싶다. 80-80 클럽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커졌다. PK 나면 감독님 앞에서 서성여야 하나 싶을 정도로 간절하다.

- 과거 ‘왼발의 달인’으로 통했지만 이제 그 별명은 이기제가 가져갔는데?

아쉽기도 하지만 이기제가 프리킥 연습을 해도 너무 잘 찬다. 왼발로 최대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아쉬움보다 이기제가 더 잘해 주길 바란다. 이제 공격포인트 32개 하라고 했다. 이기제가 주장이니까 포인트를 더 많이 할 것이다.

- 실질적인 출전기회는 얼마나 있을까?

이번 동계훈련이 중요하다. 나도 똑같은 선수다. 감독님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내 출전시간도 달라질 것이다. 후배들을 이기진 못해도 따라가려고 한다. 작년보다 더 많은 출전시간 확보가 목표다.

-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작년에 1년만 더 해달라고 하는 팬들이 많았다. 이제 기회를 얻었다. 올해 다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작년처럼 힘든 시즌이 아니라 올해는 웃으며 마무리하고 싶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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