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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日유명 감독 성폭력 폭로한 여배우, 극단적 선택…열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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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소노 시온 영화감독/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일본 영화계의 거장 소노 시온 감독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여배우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26일 일본 주간 슈칸분슌 등에 따르면, 소노 감독의 성범죄를 주장한 여배우가 올해 초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지난해 4월 일본 주간여성프라임은 소노 감독이 여배우들에게 자신의 영화에 출연하면 성공할 수 있다며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여러 영화계 관계자들과 피해 연예인의 익명 증언을 인용한 당시 보도에 따르면 소노 감독은 여배우 A씨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성행위를 요구했다. A씨가 이를 거절하자 감독은 다른 여배우를 불러 A씨가 보는 앞에서 성관계를 가지는 충격적인 행위를 했다. 이외에도 여러 여배우들이 소노 감독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폭로 이후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들이 결성한 영화감독유지회가 “‘영화감독’이라는 입장을 이용한 모든 폭력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는 등 영화계에 반향이 일었다.

이에 대해 소노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주변 분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민폐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정리해서 다시 입장을 발표하겠다. 대리인을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도 여전히 해당 의혹들을 부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폭로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에 일본 네티즌들은 충격에 빠졌다.

트위터 등의 네티즌들은 “소식을 듣고 너무 기분이 나빴다. 이런 일을 저지른 모든 이들은 몰아내야 한다”, “소노 감독과 동조한 모든 사람들을 잡아내지 못한다면 일본 영화계는 끝이다”, “한 여배우의 삶이 깨져버렸다”, “영화를 정말 좋아하지만 소노 감독의 것은 보지 않을 것이다. 영화 업계도 소노 감독에게 일을 주지 말라”, “법의 심판이 있을 때까지 싸워줬으면 했다. 이런 불합리한 일이 어디 있나” 등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극단적 선택을 한 여배우가 폭로 이후 수많은 악플을 받았다며 2차 가해가 있었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소노 감독은 17세에 ‘한밤중의 살의’라는 작품을 통해 시인으로 문학계에 등단했다. 1985년에는 단편 다큐멘터리 ‘나는 소노 시온이다!’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자살 클럽(2002)’, ‘노리코의 식탁(2005)’, ‘러브 익스포저’(2008), ‘차가운 열대어(2010)’ 등이 흥행하며 200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이 됐다. 영화 ‘두더지’(2013)로는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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