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여성 의원 10명과 '짜장면 오찬'…'조용한 내조' 벗고 黨과 스킨십
"자갈치 시장도 가겠다"…사회적 기업 만든 '순방 백'도 화제
![]()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칠곡할매글꼴의 주인공 김영분(77), 권안자(79), 이원순(86), 추유을(89), 이종희(91) 할머니를 초청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최동현 조소영 한상희 박기범 신윤하 기자 = 김건희 여사가 27일 국민의힘 일부 여성 의원들과 짜장면을 먹으며 '식사 정치'를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26일) 당 지도부 및 초선 의원들과 오·만찬을 가진데 이어 김 여사도 당과의 스킨십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김 여사는 이날 낮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국민의힘 여성 의원 10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김미애·김영선·김정재·배현진·양금희·이인선·조은희·황보승희 의원 등 지역구 의원 9명이 전부 모였으며, 조수진 의원(비례)이 추가 참석했다. 메뉴는 짜장면, 가재수프, 소고기, 칠리새우 등 퓨전 중식이 마련됐다.
오찬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한다. 김 여사는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성과를 공유하고 미혼모, 한부모 가정, 발달장애인, 자립준비청년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 대부분 서로의 속내와 고민을 주고받다가 자연스럽게 나온 화제들이라는 게 복수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한 참석자는 "김미애 의원이 두 아이를 입양한 얘기를 하다가 미혼모 이야기가 나오거나, 김 여사가 미혼인 김영선 의원에게 '나도 결혼을 늦게 했는데, 결혼할 생각은 없으시냐'고 물으면서 관련 현안에 대한 이야기로 흐르는 식"이라며 "마치 친한 자매들이 따뜻한 창가에 앉아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의 연애담도 테이블에 올랐다. 김 여사는 "저는 은연 중에 '결혼을 못 할 것이다, 안 할 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이 남자(윤 대통령)를 만나고 진정한 사랑을 느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여사가 "제가 아니면 남편을 구제해줄 사람이 없었지 않겠냐"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의 '패션'도 화제가 됐다. 김 여사는 이날 흰옷에 검은색 치마 차림으로 여성 의원들을 맞이했는데, 의원들이 관심을 보이자 "국산 디자이너가 만든 제품"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또 김 여사는 UAE·스위스 순방에서 착용한 가방을 언급하면서 "대구의 사회적 기업이 만든 백인데 완판이 됐다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여사가 과거 착용한 구두, 치마, 슬리퍼 등이 세간에 알려질 때마다 '완판 행렬'이 이어져 화제가 된 바 있다. 김 여사는 여성 의원들에게 "실력 있는 국내 디자이너를 소개해주면 내가 제품을 사 입어서 많이 팔리면 좋을 것 같다", "해외까지 영향을 미치면 더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여성 의원들은 김 여사의 본업인 문화예술 분야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여사는 UAE와 스위스 순방에서 문화예술 교류 일정을 소화하면서 느낀 경험을 공유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누라 알 카아비 UAE 문화청소년부 장관에게 올해 6월 예정된 서울 국제도서전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고, 17일에는 셰이카 라티파 빈트 모하메드 알 막툼 공주를 만나 현지 문화 행사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18일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각국의 유명 예술인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 |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향해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 인사하고 있다. 2023.1.1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가 본격적인 '식사 정치'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오찬은 지난 2일 김 여사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에게 "지금도 대통령이 많이 어렵다. 잘해줘야 한다"고 당부하며 따로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하면서 성사됐다.
대통령 배우자의 '식사 정치'가 드문 광경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1998년 8월 전국 광역·기초의회 여성 의원 97명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2007년 여성경제인들과 청와대 오찬을 가졌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017년 6월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김 여사도 윤석열 정부가 집권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존재감'을 부쩍 키우기 시작했다. 새해 첫 공개 일정으로 '보수 텃밭'인 대구를 찾고, 윤 대통령의 순방길을 밀착 동행하며 해외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집권 초 외부 노출을 자제하던 '조용한 내조'에서 벗어나 '퍼스트레이디'(Frist lady) 역할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카스텔라·납작만두·어묵·가래떡·치마 등을 구매했다. 분식집에서 떡볶이와 납작만두를 먹을 때는 상인이 "이런 데서는 처음 드시는 것 아니냐"고 묻자, 김 여사는 "아니에요.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대답하거나, 시장으로 시민들이 몰리자 양 팔을 머리 위로 올려 '손 하트' 그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여사는 부산 자갈치시장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황보승희 의원은 통화에서 "대구 서문시장 이야기가 나왔는데 김미애 의원(부산 해운대구) '서문시장만 가지말고 부산에도 와달라'고 말했는데, 김 여사가 '안 그래도 남편(윤 대통령)이 자갈치시장을 가라고 했다. 자갈치시장 꼭 갈게요'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김 여사에게 '낮은 자세로 많이 다녀라'라며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공개된 신년 인터뷰에서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며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일을 대통령이 다 못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여사 특유의 '소프트 파워'도 특징점이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한 여성 의원은 "김 여사의 화법이 상대방의 마음을 상당히 편하게 만드는 면이 있어서 놀랐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개인적인 삶과 마음속 고민까지 진심을 얘기하게 하고, 그걸 잘 경청하는 '큰 귀'가 있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dongchoi8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