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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창사 첫 年 적자 2조’ LG디스플레이, 고강도 체질 개선에 사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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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LG디스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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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비용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고강도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27일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범용 제품 중심의 수요 부진이 B2B(기업 간 거래) 제품군과 하이엔드(최고급) 제품군으로 확대됐고, 패널 가격 하락세도 이어져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과제는 ‘대규모 비용 축소’로, 재무 건전성 회복과 사업 구조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특수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로 TV 등 전자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LG전자 등 완성품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직격탄을 맞았다. LG디스플레이가 주력하던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다 액정표시장치(LCD)는 TV와 IT용 모두 제품을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를 두고 “사상 초유의 시장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이다”라고 표현했다.

한국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지난해 영업손실은 2조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26조1518억원으로 전년보다 12.47% 감소했다. 4분기 영업손실은 역대 최대인 8757억원으로, 시장 전망치(-6500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입은 LG디스플레이는 창사 이래 연간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체질 개선이 시급한 LG디스플레이는 고강도 생산 조정을 자구책으로 내세웠다. 김 전무는 “재고를 최소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난 4분기 강도 높은 생산 조정을 단행한 결과 전분기 대비 약 1조6000억원의 재고를 축소했다”며 당분간 LCD TV와 OLED TV 라인에서 고강도 생산 조정을 이어가 손실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약 1조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CD TV는 지난해 12월 국내 7세대(1950×2220㎜) 생산을 완전히 종료한 데 이어 남아있는 중국 8세대(2200×2500㎜) 캐파(생산량)를 50% 수준으로 축소해 운영 중이다. 김 전무는 “앞으로 LCD TV 사업은 더 이상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해 고객사와 합의된 물량에 대응해 사업을 순차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주력으로 삼았던 OLED TV 패널 생산도 계속 조정을 이어가 비용을 축소하고 운영 효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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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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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와 운영 비용도 지속해 대폭 축소한다. 재무 건전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전까지는 생산 설비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경상 투자와 매출이 확정 지어진 수주형 프로젝트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수요 급감에 따라 발생한 유휴 인력에 대해서는 고정급의 50%를 지급하는 자율 휴직을 실시하고, 이와 별개로 임직원 200여명은 LG 계열사로 전환 배치했다. 김 전무는 “투자 및 비용의 과감한 축소와 효율화를 통해 시장 상황에 부합하는 운영 체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궁극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수주형 사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전환하겠다는 게 LG디스플레이의 계획이다. 김 전무는 “고부가 영역에 집중한 수급형 사업으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합리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이로써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수주 사업과 관련해서 김 전무는 “올 하반기 양산 예정인 스마트폰 신규 라인과 내년 상반기 양산 예정인 IT용 OLED와 같이 고객과 협의된 프로젝트들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수주형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이를 40% 초반으로 끌어 올리고 내년에는 50%를 넘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시에 신규 시장 공략도 이어간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경영전략그룹장 전무는 “시장 창출형 사업은 게이밍 모니터, 투명, 사운드 솔루션 등 크게 세가지로, 게이밍 모니터의 경우 올해 본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고 투명과 사운드 솔루션 사업도 올해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게 하겠다”며 “신규 시장 공략을 통해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부터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무는 “올해 전망은 ‘상저하고(上低下高)’, 단 4자로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며 “거시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상반기에도 수요 부진과 재고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올 하반기부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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