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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아이 간식 사주는 것도 걱정”…아이스크림 이어 과자도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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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롯데리아가 물류비와 인건비의 상승으로 다음달 2일부터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5.1% 인상한다. 26일 오후 서울의 한 롯데리아 매장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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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1. “마트에서 할인하는 제품으로만 장을 보는 사람인데도 금액이 너무 많이 나와요. 더 오르면 뭘 먹어야 하죠?” 경남 합천군에서 아이 2명을 키우는 30대 주부 고모 씨는 쏟아지는 물가 인상 소식에 고심이 깊다.

#2. 서울 동작구에서 다섯 살 아들을 키우는 40대 직장인 김모 씨도 고민이 깊다. 아이스크림에 이어 과자 가격까지 오른다는 소식이 평소 간식을 즐겨먹던 아들 생각이 났다. 워킹맘인 김씨는 27일 퇴근하자마자 대형마트부터 가볼 참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를 미리 사다 놓아야 할 것 같아요.”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빙과류, 음료, 냉동제품, 생수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식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과자 가격도 오른다는 발표가 나왔다. 업계는 원부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늘었다고 설명하지만, 고씨 같은 소비자 사이에서는 먹거리 가격 상승은 특히 더 부담이라는 토로가 나온다.

과자·햄버거도 가격↑…몽쉘 3300원·롯데리아 불고기버거 4700원당장 심심한 입을 달래주던 간식 가격이 인상됐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아이스크림과 과자 가격을 다음달 1일부터 인상한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양대산맥인 롯데제과와 빙그레가 모두 가격을 올린 셈이 됐다.

다음달부터 롯데제과의 월드콘·설레임·찰떡아이스는 기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스크류바·죠스바도 기존 500원에서 600원으로 20% 인상된다. 제과류인 가나초콜릿·목캔디는 기존 1000원에서 1200원(20%)으로, 마가렛트는 기존 3000원에서 3300원(10%)으로, 초코빼빼로·꼬깔콘은 기존 1500원에서 1700원(13.3%)으로 각각 인상된다.

중량을 늘리며 가격을 인상하는 제품도 있다. 자일리톨은 용기제품 중량을 기존 87g에서 100g으로 늘리면서 가격도 기존 5000원에서 6000원(20%)으로 인상한다. 몽쉘도 기존 192g에서 204g으로 중량을 키우고, 가격도 3000원에서 3300원(10%)으로 조정한다.

롯데제과는 역시 다음달 1일부터 편의점 채널에서 판매 중인 만두, 돈까스 등 냉동제품 가격을 5~11% 인상한다.

빙그레도 메로나, 비비빅, 슈퍼콘 등 아이스크림 8종의 일반 소매점 가격을 다음달부터 20% 인상한다. ‘국민 아이스크림’이라고도 불리는 메로나의 경우 2년 연속 가격 인상에 따라, 소매점 판매 가격이 지난해 1월 800원에서 다음달 1200원으로 1년 새 무려 50%나 오르게 됐다.

햄버거 가격도 인상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롯데리아는 다음달 2일부터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약 5.1% 인상한다. 대상은 버거류 14종을 포함한 총 84품목으로 제품별 인상 가격은 평균 200~400원 수준이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6월에도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약 5.5% 인상한 바 있다,

인상 주요 품목으로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의 경우 단품 버거 가격은 4500원에서 4700원(인상률 4.4%), 세트 메뉴는 6600원에서 6900원(4.5%)으로 각각 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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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소재 한 마트의 음료수 판매 코너.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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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음료 등 다른 제품도 역시 가격이 오른다.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1위인 제주삼다수의 가격은 다음달 1일부터 평균 9.8% 인상된다. 이번 인상은 2018년 8월 출고가를 6~10% 올린 후 약 5년 만이다. 앞서 점유율 2위인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제품 출고가를 평균 8.4% 인상한 상황이다.

초록매실·아침햇살을 판매하는 웅진식품은 음료 20종의 편의점 판매 가격이 역시 다음달 1일부터 인상한다. 초록매실(180㎖)은 1300원에서 1400원(11.4%)으로, 아침햇살(500㎖)은 2000원에서 2150원(7.5%)으로 값이 오른다.

생수·음료 등 잇단 인상…정부 “우려”-소비자 “불만”-업계 “불가피”정부는 지난달 9일에 이어 이달 12일에도 식품기업 간담회를 열고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업계는 가격 인상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의 가격 인상은 다른 업체들도 함께 가격을 올리는 편승 인상을 부를 수 있다고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가격을 올리는 한 업체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등이 예상만큼 진정되지 않고 있어 않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기업은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버티다 자칫 적자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니 부득이하게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원부자재 가격,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다며 인상 배경을 설명하지만 소비자는 부담을 호소한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직장인 박모(27) 씨는 “퇴근 후 간식 먹는 게 힐링이었는데 이마저도 (개당) 100~200원 올라있어 간식 하나도 사치처럼 느껴졌다”면서 “비싼 밥값 대신 끼니 때우려 사 먹던 만두도 오르면 뭘 먹어야 하나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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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의 한 마트. '물가안정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냉동식품을 판매 중이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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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전기·지하철·버스·택시…공공요금까지 잇달아 인상 러시이미 진행된 가스비 인상과 앞으로 대중교통 요금인상도 예정돼 있어 소비자의 고심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도시가스 요금은 4차례에 걸쳐 메가줄(MJ) 당 5.47원 인상된 상태다. 전기요금도 새해부터 9.5% 오른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기본요금을 4월부터 300원 또는 400원 올릴 예정이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는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오른다.

여기에 한파로 난방비가 2~3배 오른 시민도 부지기수다. 경기 군포시에 거주하는 30대 박봉찬 씨는 “가뜩이나 난방비가 작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나와서 당황스러운데 요즘 돈까스나 김밥 한 줄도 5000원이 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먹는 게 오르면 끼니 거르는 사람도 늘어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문제는 고물가·경기 침체 속에서 가격 인상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빙그레의 경우 지난해에도 재룟값 상승 등을 이유로 25% 가격을 인상했지만 1년 만에 또 가격을 올렸다. 연초인 점, 소비자의 거부감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 시기를 보고 있는 업체들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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