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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 4분기 성장률 2.9% 선방했지만…"곧 침체 온다"(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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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난해 4분기 성장률 2.9% '예상 상회'

소비·주택시장 등은 둔화 조짐…"침체 올 것"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한 것이다. 다만 올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초강경 긴축 여파에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2.9%(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8%)를 웃돈 것이다. 블룸버그가 내놓은 예상치는 2.6%였다. 미국은 성장률을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나눠서 발표한다.

이데일리

(출처=미국 경제분석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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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는 지난해 1분기(-1.6%)와 2분기(-0.6%)만 해도 모두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면서 기술적 침체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3분기(3.2%)에 이어 4분기까지 월가 전망을 상회하면서 반등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1%로 플러스(+) 전환했다. 지난 2021년(5.9%)보다는 하락했지만, 예상치 못한 연준의 공격 긴축 와중에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분기 성장세를 이끈 것은 민간 재고 투자, 연방·주·지방정부 지출, 비주거 고정투자 등이었다. 특히 민간 부문에서 주로 정유·석탄·화학 제품 제조업과 광업, 유틸리티(수도·전기·가스)에 대한 재고 투자가 증가했다. 또 연방정부 지출이 6.2% 증가하는 등 정부 지출이 성장률을 0.64%포인트 끌어올렸다.

다만 소비 지출은 2.1% 증가하면서 3분기(2.3%)보다 다소 부진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버팀목이다. 지난해 말로 갈수록 소비 지표는 둔화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울러 주거용 고정투자이 26.7% 급감하면서 경제에 발목을 잡았다. 이같은 주택시장 침체는 성장률을 약 1.3%포인트 깎아 먹었다.

문제는 올해다. 연준의 초강경 긴축이 올해 본격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 침체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두 달간 소매 판매가 급감했다”며 “제조업도 주택시장에 이어 침체기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헌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간 지표를 보면 지난해 4분기를 지나면서 경제가 탄력을 잃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쳐 올해 상반기는 완만한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연준은 다음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올해 처음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연준이 올해 경기를 어떻게 전망할지, 추후 통화정책 방향을 어떻게 시사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날 GDP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은 환영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1%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0%,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76%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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