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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日키옥시아·美WD 합병 논의 본격화…낸드 지각변동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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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단순 합산 기준 점유율 33.2%로 삼성전자 제치고 1위 가능
중국 규제당국·일본 정부 등 합병 성사에 걸림돌 많아
박정호 "SK하이닉스 지분 약 40%…합병 쉽지 않을 것"
노컷뉴스

일본 미에현 요카이치에 있는 키옥시아의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 키옥시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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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계 2위 일본의 키옥시아와 4위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합병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를 제치고 단숨에 시장 1위에 오르게 된다. 판도 변화 가능성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하면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합산 점유율 33.2%로 1위였던 삼성전자(31.4%)보다 덩치가 커진다.

키옥시아는 20.6%로 삼성전자에 이은 2위였고, 웨스턴디지털은 12.6%로 4위였다. 두 회사는 일본 미에현 요카이치시 등에서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등 폭넓은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이들 회사는 지난 2021년에도 합병을 논의했지만 가치 평가를 둘러싼 이견과 일본 정부의 승인 불확실성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메모리 한파가 닥치가 두 회사는 지난해 연말 합병 논의를 재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두 회사 경영진은 합병회사를 미국과 일본에 모두 상장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몇 달 안에 합병안을 발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고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각 변동을 맞게 된다. 20년 동안 시장 1위를 지킨 삼성전자는 2위로 밀려난다. 2위를 노리던 SK하이닉스는 시장 점유율에서 2배 가까이 차이나는 3위가 된다.

다만 두 회사의 합병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는 대규모 M&A가 줄줄이 무산됐다. 지난해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무산됐고, 글로벌웨이퍼스의 실트로닉스 인수 계획도 무위로 돌아갔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각국 규제당국의 심사는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의 제재로 자국 YMTC가 큰 타격을 받은 중국 당국이 합병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일본 정부가 자국 내 유일한 메모리반도체 양산 기업을 순순히 내줄 리 없기도 하다. 합병회사는 웨스턴디지털 경영진이 운영할 예정이다. 반도체 산업 육성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일본 정부로선 달갑지 않은 일이다.

노컷뉴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일인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중앙홀의 SK그룹 통합전시관을 방문하고 있다. S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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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옥시아의 지분 구조도 합병에 커다란 장애물이다. 키옥시아의 최대 주주는 도시바로 약 40.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보다 많은 56.3%의 지분을 지난 2018년 도시바의 메모리사업부 매각 과정에 참여한 한·미·일 컨소시엄이 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당시 미국 사모투자펀드사인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을 통해 4조원을 키옥시아에 투자했다. 4조원 가운데 2조7천억원은 재무적투자자(LP)로, 1조3천억원은 전환사채(CB)로 투자에 참여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연초 'CES 2023'에서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합병 추진에 대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정부 역시 두 회사 합병을 그렇게 쉽게 허용해 주진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우리가 가진 지분을 보통주로 전환하면 거의 40% 가까이 된다"면서 "일본 정부가 웨스턴디지털이나 SK하이닉스(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키옥시아 단독으로 가는 시나리오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우리 기업에 그리 위협적이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3사가 과점하는 D램 시장과 달리, 낸드 시장은 점유율 10% 이상 업체만 5곳에 달한다. 치열한 경쟁 탓에 고객사와의 가격 협상이 수월하지 않은 구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메모리 반도체 산업 역사상 업체 간 통합은 주가와 실적에 늘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두 회사의 합병은 낸드 산업의 경쟁 강도 완화로 이어져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점유율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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