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징병해 전쟁터 보내놓고..'호화 해외여행' 인증샷 올린 러 의원들

러시아 서부 크루스크주 주의회 의원 막심 바실리예프가 멕시코 휴양지에서 술을 마시는 등 영상을 SNS에 업로드해 공분을 샀다. 러시아 소셜미디어 브콘탁테 캡처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러시아 의원들이 새해맞이 해외 호화 휴가를 즐기는 '인증샷'을 게재해 눈총을 받고 있다.

이에 러시아 하원은 의원들이 개인 일정으로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계획서를 사전에 제출하도록 조처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리아노브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하원은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이 해외여행 계획에 대해 소속 위원회나 의장에게 문서로 통보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 다만 의장의 지시로 이뤄지는 업무 출장은 예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는 일부 의원이 전쟁 도중 휴양지로 해외여행을 가면서 국민들에게 빈축을 샀기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 서부 크루스크주 주의회 의원 막심 바실리예프는 새해를 맞아 멕시코 휴양지에서 술을 마시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논란이 됐다. 당시 바실리예프는 영상과 함께 "돈 많이 벌고 늘 쾌활하길 바란다"라는 새해 덕담을 해 공분을 샀다.

특히 최근 전쟁과 관련해 12만명이 넘는 전사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또 데니스 폴첸코 볼로그다주의회 의원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방문해 호화 리조트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 장관의 차녀인 크세니야 쇼이구와 함께 있는 사진을 올렸다가 비난을 받았다.

이날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 의장은 이번 조치 외에도 각 정당 원내 대표들에게 새해 연휴 동안 어떤 의원들이 해외로 나갔는지 파악해 책임을 묻는 방안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서부 크루스크주 주의회 의원 막심 바실리예프가 멕시코 휴양지에서 술을 마시는 등 영상을 SNS에 업로드해 공분을 샀다. 텔레그램

데니스 폴첸코 볼로그다주의회 의원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방문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차녀 크세니야 쇼이구와 같이 있는 사진을 올렸다. 러시아 소셜미디어 브콘탁테 캡처

한편 논란이 된 바실리예프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접경 지역인 크루스크주 소속 의원으로, 이 지역 출신 남성 수천명이 최전방으로 징병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전사자만 100명에 이른 것으로 확인된다.

바실리예프는 해외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뒤 예산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자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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