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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지자체 CES 부스는 왜 거기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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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는 삼성·SK·LG·HD현대 등 대기업만 참가한 것은 아니었다. 대전·대구·광주·강원·경북·경남 등 주요 지자체 등도 독자적인 부스를 꾸렸다. 대부분 관내 스타트업을 국제무대에 소개하고 해당 기업의 글로벌 진출 기회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부스를 설치했다.

CES 2023은 도시 전역에서 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요 기업 부스가 밀집한 행사의 메인 행사장 격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와 일대는 테크 이스트(Tech East)로 지칭됐다. 전시가 열리는 주요 호텔들을 크게 묶어 테크 웨스트(West)·사우스(South) 등으로 불렀다.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은 테크 웨스트에 마련된 '유레카 파크'였다. LVCC에서 약 4km 떨어진 이곳에서는 주로 국가 단위로 부스를 만들었다. 해당 국가의 스타트업이 한 데 모여 바이어를 상대로 기술을 알리고 새로운 사업적 모색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한국무역협회 등이 '한국관'을 마련했다.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참가했다던 지자체의 부스는 이곳에 없었다. 기업들 사이사이에 지자체 간판을 걸고 스타트업을 전시했다. 각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 낸 성과물이었겠지만 초라하고 빈약해 보였다. 거대하고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한 행사장에서 스타트업에 눈길을 주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대구의 전시관은 스포츠·푸드 기업들이 주를 이룬 곳에 있었다. 다른 지자체들 사정도 비슷했다. 6개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대동한 강원도 정도가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 위치해 구색을 갖췄을 뿐이었다. 이러니 스타트업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사업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이들의 방문이 사실상 전무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들은 자연스레 유레카 파크에 모여들었다.

일부 지자체는 보다 많은 관람객에게 스타트업을 알리기 위해 메인 전시장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스타트업은 많은 관람객보다 사업을 키울 수 있는 내실 있는 파트너와 마주하길 원했다. 돈을 덜 쓰면서 보다 실효성 있는 위치를 선정해주길 바란다.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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