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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수출 부진에 소비마저 쪼그라들어…1분기에도 역성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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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작년 4분기 및 연간 GDP 속보 발표

작년 한 해 2.6% 선방했지만 올 1분기 역성장 배제 못해

제조업 3분기 연속 역성장…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 역성장

순수출 성장 기여도 마이너스, 3분기 연속…소비도 감소 전환

中 리오프닝 수혜 따라 성장률 전망 갈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2.6%로 한국은행 전망치에 부합했지만, 분기별로 쪼개보면 성장세가 꺾이는 모습이 확연했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은 -0.4%(전분기 대비)로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했던 2020년 2분기(-3.0%) 이후 2년 반 만에 처음 역성장을 보였다.

순수출(수출-수입)이 3분기 연속 성장률을 갉아먹고 있는 가운데 경제를 떠받치던 소비마저 다시 꺾인 모습이다. 수출, 소비 모두 감소하는 등 성장 동력 자체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현상은 올 1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2분기부터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지만,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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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소비의 배신…3분기 만에 감소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작년 연간 성장률은 2.6%를 기록, 한은이 작년 11월 전망했던 수치에 부합했다. 잠재성장률(2.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선방한 모습이지만, 작년 4분기 역성장을 고려하면 앞으로 갈 길이 순탄치 않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4%로 2020년 2분기(-3.0%) 이후 10분기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로도 1.4% 성장에 그쳤다. 작년 1~3분기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이 3% 안팎을 기록했으나 성장세가 뚝 떨어진 것이다.

경제를 이끄는 두 축인 수출과 민간소비가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기비 5.8% 감소했다. 2분기 만에 역성장이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6%포인트로 작년 2분기부터 3분기 연속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수출 악화로 제조업의 성장률은 -4.1%를 기록해 3분기 연속 위축됐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7년 3분기부터 1998년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감소한 후 최장기간 역성장이다.

쪼그라든 수출에도 경제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소비 때문이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2, 3분기 민간소비가 각각 2.9%, 1.7% 성장했다. 그러나 작년 4분기엔 -0.4%를 기록, 3분기 만에 역성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소비 등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3%포인트로 2분기(2.0%포인트) 대비 큰 폭 감소했다. 정부가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재정집행을 4분기에 쏟아부으면서 정부 지출이 성장률을 0.8%포인트나 끌어올린 반면, 민간은 수출, 소비 중심으로 성장률 1.1%포인트를 끌어내렸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는 내수부진이 가시화되면서 소비 충격이 나타났다”며 “주택 거래가 위축돼 이사가 감소해 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줄었다”면서 “따뜻한 날씨에 의류 소비가 감소한 데다 화장품, 신발 등 경기소비재도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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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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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엔 소폭이나마 플러스 vs 1분기에도 역성장

한은과 정부에선 작년 4분기를 끝으로 올해 1분기엔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 1분기의 경우 기저효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도 “1월엔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동기보다 소폭 개선됐고 소비심리지수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까지 1분기 성장에 대한 긍정 신호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중국 통관수출은 작년 6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올 들어 20일까지 누적으로도 24.4% 감소했다. 소비심리지수와 신용카드 사용액 전년동기비 증가율이 작년 11월 저점을 찍고 두 달 연속 소폭 반등했지만, 고금리로 늘어난 이자 비용에 소비 개선세가 뚜렷하게 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따라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2분기 연속 역성장을 보이는 ‘기술적 경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연구원은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1, 2분기까지 내수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은 대(對)중국 수출이다. 정 연구원은 “수출 저점이 앞당겨져 2분기부턴 대중 수출 수혜를 받을 수 있다”며 “대중 수출 개선이 아시아 경기를 되돌리면서 재고 재축적에 돌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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