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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크라 특수’에 몰래 웃는 美방산업체…수출 금액이 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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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전후 유럽 국가들 속속 재무장
남중국해 인접한 인니 등도 주요 고객
‘무기수출 2위’ 러시아 제재도 기회

록히드마틴 주가 지난해말 사상 최고치
“우크라 재판매 대비 F-16 생산 준비”


매일경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침공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에 브래들리 장갑차를 지원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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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외국에 판매한 무기 금액이 전년도와 비교해 약 4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로 유럽 국가들이 국방 강화에 나선데다 무기 수출대국인 러시아가 수출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남중국해 인근 국가들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무기 도입을 늘린 영향도 있었다. 서방이 앞으로 우크라이나에 전투기 등 추가 무기 지원 가능성도 없지 않아 미국 방산업체들의 향후 실적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가 공개한 ‘2022 회계연도 무기 이전과 국방 무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1년간 외국에 판매된 무기 규모는 2056억달러(약 254조원)로 전 회계연도에 비해 49%가량이 증가했다.

외국 정부가 미국 방산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의 일반상업구매(DCS)는 전 회계연도(1034억달러)보다 48.6%가 증가한 1537억달러를 기록했다. 또 외국 정부가 미국 정부와 계약하는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는 519억달러의 무기가 판매됐다. 이는 2021 회계연도(348억달러)보다 49.1% 증가한 규모다.

미국의 무기 수출이 급증한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로 유럽 국가들이 속속 재무장을 서둘렀기 때문이라고 미국 국방전문지 ‘디펜스 뉴스’는 전했다. 미 국무부 자료를 보면 폴란드의 경우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 미국으로부터 M1 에이브럼스 전차 250대를 60억 달러에 사들였다.

독일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결속시키고 러시아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 7월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사가 제작한 F-35 항공기 및 관련 장비 등을 84억 달러 계약을 맺었다. 러시아 접경지대에 위치한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역시 지난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와 지대공 미사일 구매에 관한 다수 계약을 체결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패권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네시아 및 대만 등 국가들도 주요 고객이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F-15ID 항공기와 관련 장비 30여 대를 139억 달러 상당에 구매했는데, 이는 작년 미국이 체결한 수출 계약 중 최대였다.

세계 2위 무기 수출국 러시아가 강력한 제재를 받는 것도 미국 업체들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디펜스 뉴스는 “각국이 러시아 장비에서 손을 떼면서 미국은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싶은 기회를 잡았다”고 제시카 루이스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의 미발표 연설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향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추가될 시 해당 무기들을 공급하는 미국 방산업체들은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이기도 한 미국의 록히드 마틴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사상 최고치인 496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 441달러 선으로 하락했지만 다시 반등해 이날 기준 454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미사일과 전자전 장비 업체인 레이시온 테크놀로지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최근 극적으로 성사된 미·독의 탱크 지원에 이어 전투기 지원까지 요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동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공급도 가능해져야 한다. 항공기 지원도 확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은 향후 있을 F-16 수요 증대에 대비해 이미 생산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FT에 밝혔다. 랭크 세인트 존 록히드마틴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산 전투기인 F-16를 제3국에 판매를 하고 해당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재판매하는 방안이 유럽국가들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F-16 보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F-16 생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 미국과 독일은 확전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 지원을 극구 반대해왔다. 다만 전투용 탱크를 지원한 이상 전투기 지원에 대한 논의는 재점화될 수밖에 없다. 이미 폴란드와 네덜란드 주요 유럽 국가들은 전투기 지원이 “어떠한 금기 사항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전투기 지원에 대한 목소리도 힘을 받는 분위기다.

미국 당국자들은 향후 미국의 무기 수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임스 허쉬 국방기술보안청장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늘릴수록 부족한 재고를 채우려고 할 것”이라며 “향후 3년간 미국 무기 수출은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서방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사례를 교훈 삼아 최첨단 무기를 사전에 확보하는 데 뛰어들 것이라고 디펜스 뉴스는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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