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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모디 비판' 다큐 보지마"…인도 경찰, 관람 대학생 체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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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무슬림 학살' 관련 모디 책임 지적…온라인 유통은 이미 금지

연합뉴스

25일 뉴델리의 자미아 밀리아 이슬라미아대에 배치된 치안 병력.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에서 '반(反)모디' 다큐멘터리를 관람하려던 대학생들이 집단 체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전날 뉴델리의 자미아 밀리아 이슬라미아대에서 BBC방송 다큐멘터리 '인도:모디 문제'의 상영을 앞두고 대학생 1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대학 측은 학생들이 소란을 일으켰고 상영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24일 뉴델리의 자와할랄네루대에서는 상영 직전 전기와 인터넷이 차단됐다.

그러자 학생들이 휴대전화와 노트북으로 다큐멘터리를 보기 시작했고, 우익 단체 소속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학생들에게 벽돌을 던지기도 했다.

같은 날 남부 케랄라주의 한 대학에서는 당국의 상영 제한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고, 북부 찬디가르의 한 대학에서는 상영 도중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다.

이에 학생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좌파 계열의 학생 단체인 인도학생연합 측은 "인도의 모든 주(州)에서 이 다큐멘터리를 상영할 것"이라며 "그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도 정부는 정보기술(IT) 규정에 따랐다며 이 다큐멘터리의 온라인 유통도 막은 상태다.

칸찬 굽타 인도 정부 고문은 지난 21일 해당 영상물을 '다큐멘터리로 위장한 적대적 선전물이자 반인도 쓰레기'라고 지칭하며 유튜브와 트위터에 영상과 링크된 사이트를 차단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다큐멘터리는 2002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발생한 '무슬림 대학살 사건'을 다뤘다.

당시 성지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던 힌두교도 59명이 열차 화재로 숨졌는데 화재 원인이 이슬람교도의 방화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무슬림에 대한 힌두교도들의 무차별 학살이 시작됐다.

며칠 만에 약 1천∼2천명의 무슬림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됐으며 많은 무슬림 여성이 성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수방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때 구자라트 주정부를 이끌었던 주총리가 모디였다.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모디 총리는 해당 사건과 관련한 책임론에 시달렸지만 2012년 대법원에서 혐의가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모디 총리는 2014년 연방 정부 총리에 올랐고 이후 인도 내 종교 간 갈등은 더욱 심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총선이 내년으로 다가오자 3선을 노리는 모디 총리가 힌두 지지 세력 결속 강화를 위해 무슬림 등 소수 집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외신 등은 지적한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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