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건설노동자 절반 “중대재해법에도 건설현장은 그대로” 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노동자 38명이 숨진 한익스프레스 이천 신축 물류창고 건설 현장 화재가 발생한 지 1년을 앞둔 2021년 4월26일 서울 중구 덕수궁길에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설치한 ‘건설노동자 사망 사진전 및 시민 분향소’. 권도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건설노동자 절반은 ‘현장에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노동자들은 기업들의 중대재해법 대응이 안전 확보보다는 감시·통제에 쏠려 있다며, 법의 실효성 논쟁 이전에 처벌부터 명확히 이뤄져야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조는 25일 서울 강남구 대한건설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건설노동자 노동안전보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건설노조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건설노동자 7543명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했다.

‘중대재해법 이후 현장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달라지지 않았다’는 응답은 52.0%로 나타났다. ‘달라졌다’가 21.6%, ‘모르겠다’가 26.4%였다. 현장 노동자들은 “계도보단 실적 위주, 사진 찍기용 형식적 안전교육, 노동자 참여 보장하지 않는 안전협의체, 눈비와도 일하면서 말로만 안전 이야기하고 빨리빨리 강요가 여전하다”고 했다고 건설노조는 전했다.

경향신문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25일 서울 강남구 대한건설협회 앞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응답자 43.0%는 오히려 안전을 명목으로 ‘감시와 통제가 심해졌다’고 답했다. 특히 ‘1년 전에 비해 폐쇄회로(CC)TV가 늘었다’는 응답이 57.9%로 나타났다. 노동자들은 CCTV가 늘어난 이유를 ‘노동자 감시 및 안전 책임 떠넘기기’(56.1%)라고 봤다. ‘안전사항 관리·감독 및 미비한 안전시설 개선’이 목적이라는 응답은 이보다 낮은 43.9%였다.

건설노동자 10명 중 6명은 중대재해법이 제대로 시행돼야 현장의 각종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봤다. 법의 실효성을 논하기 전에 제대로 된 처벌·감독이 먼저라는 것이다. 응답자 68.6%는 ‘기업에 대한 처벌강화가 건설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4건의 중대재해가 일어난 DL이앤씨의 재해 반복을 두고도 응답자 60.6%는 ‘사업주가 기소되지 않는 무력한 중대재해법’이 원인이라고 답변했다. ‘건설사의 관리·감독 부실’이라는 응답은 20.3%였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난해 1월27일부터 12월8일까지 이 법으로 31건이 기소됐지만 아직 실제 처벌사례는 없다.

경향신문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붕괴 사고 사흘째인 2022년 1월13일 구조대가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중대재해법의 안전보건조치가 제대로 이행된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답변이 많이 나왔다. ‘중대재해법 이후 현장이 달라졌다’고 응답한 21.6%의 응답자들은 변화된 것으로 ‘안전을 중시하는 분위기’(72.9%) ‘관리·감독 강화’(41.9%) ‘안전발판, 난간대, 추락방지망 등 설치’(34.6%) 등을 꼽았다.

건설노조는 “일각에서는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는 공포 마케팅형 대책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며 실질적인 재해 예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적이나 있나”라며 “노동부와 정부 당국은 제대로 시행한 적 없는 중대재해법 지우기에 혈안이 돼 온갖 통계와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제도 취지를 폄훼하고 있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 나는 뉴스를 얼마나 똑똑하게 볼까? NBTI 테스트
▶ 이태원 참사 책임자들 10시간 동안의 타임라인 공개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