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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자고 나면 '탕탕탕'…미국은 왜 '총기 규제'가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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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총기상점에 진열된 '총기난사 단골' 돌격소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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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미국에서 잇달아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사망자가 속출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의 한 편의점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지난 21일과 23일에는 각각 LA 카운디와 샌프란시스크 남쪽 해프문베이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수십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미국에서 이런 비극적인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미국은 왜 총기규제를 하지 못하느냐"일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개인의 총기 소유를 금지하면 그만일 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이게 쉽지 않다.

미국은 헌법으로 총기 소유를 인정하고 있어 계속되는 사고에도 총기 소유를 원천적으로 막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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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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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총기 소유를 가능케 하는 법률적 근거로 거론되는 수정헌법 제2조는 다음과 같은 한 문장으로 구성돼 있다.

"A well regulated Militia, being necessary to the security of a free State, the right of the people to keep and bear Arms, shall not be infringed."(규율이 잘 서 있는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지하고 휴대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를 침해해선 안 된다.)

여기에 등장하는 '민병대'는 독립전쟁 당시 영국의 정규군과 맞서 싸웠고, 미국 건국 초기에는 이들이 각 주를 지키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무장이 필요했다.

또한 새로 조직된 연방정부가 개인의 무기를 회수하고 민병대를 해산시켜 전제주의 국가로 갈 수도 있다는 염려도 총기 소유 명문화의 구실이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후 서부 개척시대에는 무법자들과 야생 동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총기 소유가 필요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과 미국인의 개인주의가 결합하면서 개인의 총기 소유는 미국에서 당연한 권리로 인식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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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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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 대법원은 2007년 워싱턴DC 등 일부 도시의 총기 소유 규제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여기다 전미총기협회(NRA) 등의 강력한 로비가 '총기 규제'의 목소리에 제동을 걸고 있다.

1871년 창립된 NRA는 연간 약 4억 달러의 수입을 거두고, 500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NRA는 한 해 로비에만 150만 달러 이상의 예산을 쓰며 '총기 소유'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 단체의 슬로건은 "내 총을 가져가려거든 먼저 나를 죽여라"이다.

미국에서는 18세 이상 성인 중 중범죄 전과자나 불법 이민자, 정신 장애인이 아니라면 총을 구입할 수 있다.

2021년 한 해 동안 총을 구입한 미국인은 약 2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해 총기 사고로 사망한 사람도 어린이 1500명을 포함해 4만 5000명이었다.

그만큼 총기 규제는 미국에서 절박한 이슈지만, 현실의 장벽은 생각보다 높다.

지난해 6월 당시 다수당이었던 미 민주당은 대량 총기 사고의 주원인으로 지적돼온 반자동 소총을 구입할 수 있는 연령을 높이고, 대용량 탄창 판매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총기 규제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상원에서도 공화·민주 양당 20명이 총기 규제안에 대해 합의했지만,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한다해도 하원에서 제기한 법안과 절충해야하는 문제가 있어, 실제로 명문화된 최종 법안으로 도출되기까지는 험로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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