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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티니풀이 목욕탕 같다고 느껴진다면”... 조감도랑 다르다고 소송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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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입주를 앞둔 서울 강남구 A단지. 사전점검이 개시되자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고급화에 성공했다는 호평도 많았지만, 일각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도 나왔다. 특히 인피니티 풀을 놓고 반응이 엇갈렸는데 “조감도랑 크게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얼핏 보면 목욕탕인 줄 알겠다”며 실망한 사람도 있었다.

조선비즈

옥상에 인피니티풀이 있는 신축 아파트들이 생겨나고 있다. 사진(위)은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와 부산 엘씨티 더샾 인피니티풀 조감도./제공=각각 GS건설, 포스코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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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을 고급화한 신축 단지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입주민들 사이에서 시공 전·후를 비교하는 일이 잦아졌다. 만약 조감도·단치배치도·평면도와 시공 후 모습이 다르게 느껴진다면 손해배상 소송 대상이 되는 것일까. 법조계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조감도는 기본적으로 이미지를 담고 있는 것인데다, 개인마다 미적 평가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다. 계약의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실제 측정 가능한 것이나 객관적으로 봤을 때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손해배상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5일 법조계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A 단지 옥상 수영장의 경우, 소송을 하더라도 승소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조감도는 말 그대로 이미지 컷으로 실제와 조금 달라 보일 수 있다는 것이 전제돼 있다”면서 “실제로 봤더니 ‘안 예쁘더라’는 것으로 소송은 할 수는 있지만, 이기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조감도와 실제 시공 모습이 다른 것을 다 참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측정 가능한 차이의 경우 소송을 걸어 이길 수도 있다. 이 변호사는 “예를 들어 조감도상 수영장이 옥상 전체를 차지했는데 막상 시공 후 면적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과 같이 이른바 ‘측정 가능한 것이 현격하게 달라졌을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실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분양광고 내용이나 견본주택 조건, 분양회사가 수분양자에게 한 설명 가운데 아파트 외형, 재질, 구조, 실내장식과 관련해 사회통념에 비춰 계약 내용으로서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분양계약 내용으로 보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례가 있다. 즉 구체적 거래조건이 분양계약에 편입됐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조감도와 시공 후 모습이 달라 손해배상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한 아파트형 공장의 입주자대표회의가 제기한 소송인데 대법원은 퍼팅공원, 옥상휴게공원, 복도 휴게공간이 분양 카탈로그에 나온 것과 달리 시공됐다며 하자로 인정했다.

허위·과장 분양광고에 대한 소송도 있었다. 오륙도 SK뷰 사건(부당이득금반환)이다. 재판부는 경전철 유치와 직선도로 개통 관련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해양공원(용호 씨사이드) 부분은 허위 광고로 인정했다. 시행사가 분양 광고에서 씨사이드를 단순히 아파트 옆 공원에 건설한다는 것을 넘어 아파트 건설과의 연계 사업으로 설명했다고 봤다.

소송 제기 당시 입주민들이 주장한 손해배상 금액은 2677억원이었지만 대법원에선 120억을 놓고 다퉜다. 파기환송심에서는 시행사와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이 수분양자들 직접 지원으로 약 230억원, 입주민 간접지원으로 약 100억원 상당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 것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해 배상 위자료를 각 분양대금의 5%로 정했다.

반면 경기도 파주 교하신도시 D아파트 수분양자 김모씨 등이 아파트 공동 시행사 5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엘레베이터 위치가 2, 4호 라인 앞에 설치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1, 3호 라인에 설치돼 사생활이 침해되고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시행사 측이 승소했다.

원고는 실제 위치가 아파트 홈페이지와 카탈로그와 다르다고 주장했만 재판부는 ▲카탈로그에 엘리베이터 위치가 잘못 표시된 것은 분양계약 체결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니며 ▲카탈로그에 잘못 표현된 것은 관련 업체의 단순한 실수라고 판단했다.

정원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커뮤니티 시설 관련 소송 사례들이 늘고 있다”면서 “계약내용을 구성하는 것으로는 분양 계약과 카탈로그를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탈로그는 이미지가 실제 모습과 다르기 때문에 클레임이 늘 있는 편”이라며 “사이즈 등 특정될 수 있는 사양들은 계약의 내용이 된다는게 판례”라고 덧붙였다.

이미호 기자(best22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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