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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수출신화, 식는 성장엔진…코로나 보다 혹독한 복합위기 닥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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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韓경제]

수출, 넉 달 연속 감소 위기

최악으로 치닫는 반도체 경기

최대 시장, 중국 성장도 둔화

내수 성장 기대하기도 어려워

비대면·대면 소비 모두 침체

헤럴드경제

사진은 지난 10일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항 신선대부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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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새해 우리나라 경제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전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도 줄곧 대한민국을 지탱했던 수출이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이례적으로 지난해 성장률을 지탱했던 소비는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점차 위축하고 있다. 올해 고용마저 흔들리면 내수에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경제가 자칫하면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7% 줄었다. 관세청은 1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이 336억2100만달러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감소 폭이 더 크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6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일)보다 하루 더 많았다. 이에 일평균 수출액은 8.8% 감소했다.

1월에도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수출은 넉 달째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수출이 4개월째 감소한 일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이 마지막이다. 같은 기간 무역적자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에 달했다. 이달까지 무역적자는 11개월째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두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하기 어렵다. 핵심 산업인 반도체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 하나고,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 핵심 시장국인 중국이 성장을 멈출 수 있다는 점이다.

이달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4.1% 줄었다. 이미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 폭은 작년 11월 28.6%, 12월 27.8%였는데, 이달엔 더 커졌다.

반도체 판로가 막히면서 우리나라 제조업은 차갑게 식고 있다. 외환위기(IMF 사태), 금융위기 때도 증가했던 생산능력지수는 지난해 후퇴한 것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지난해 11월까지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단 한번도 증가 반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1월 -1.1%를 시작으로 11월 -0.8%에 이르기까지 계속 역주행을 반복했다. 11월까지 평균은 -0.6%다.

제조업 재고율은 코로나19 사태 초창기인 2020년 5월 수준을 넘어섰다. 통계청 광업제조업동향조사 제조업 재고율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제조업 재고율은 127.6%를 기록했다. 최근 2년 추이를 살펴보면 이 정도로 재고 상황이 악화한 시점은 2020년 5월(127.5%)이 유일하다.

중국 성장세가 둔화하며 수출 경기는 더 악화할 수 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목표치 대비 2.5%포인트 미달했다.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우리나라 성장률도 0.15%포인트 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즉, 2.5%포인트 하락이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0.375%포인트 하방 압력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이달 20일까지 24.4% 감소했다. 대중(對中) 수출 감소세는 지난 달까지 벌써 7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성장을 견인했던 소비도 새해 상반기 본격적 침체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실질소득감소·역자산효과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조는 지난해 4분기부터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소비는 석 달 연속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8.1(2015년=100)로 1.8%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감소하다가 8월 4.4% 반짝 반등했으나 9월(-2.0%), 10월(-0.2%), 11월(-1.8%)에 걸쳐 다시 줄었다. 소매판매를 품목별로 보면 가전제품, 통신기기 등 내구재 판매가 1.4% 줄었고 의복 등 준내구재도 5.9% 감소했다. 화장품, 서적·문구 등 비내구재 판매는 0.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면소비도 위축하고 있다.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업(-4.0%) 등을 중심으로 0.6% 줄었다. 지난 9월(-0.1%)과 10월(-1.1%)에 이어 석 달째 감소한 것이다. 특히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작년 12월(10.9%) 이후 최대 폭 감소했다. 벌써 2개월 연속 감소다. 예술·스포츠·여가도 5.0% 줄었다.

정부 분석을 봐도 내수가 살아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기획재정부는 새해 민간소비가 2.5% 늘어나는데 그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엔 4.6%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 증가세가 2.1%포인트 줄어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성장률이 0%대로 추락하거나 역성장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씨티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0.7%로 제시했고, 노무라증권은 -0.6%로 봤다. 우리나라 정부인 기재부 성장률 전망도 1.6%로 1% 중반대에 불과하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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