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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 당권주자의 '여성 민방위 입법' 공약, 선거용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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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식당에서 열린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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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여성을 민방위 훈련 대상에 포함시키는 입법을 추진한다고 설날인 22일 밝혔다. 여성도 심폐소생술과 같은 응급조치를 익히고 산업재해·화생방 등 재난에 대처할 수 있게끔 훈련 의무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번 조치가 지난해 10월 공약한 '여성 군사기본교육 의무화'의 중간 단계라면서 조만간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김 의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하며 "여성이든 남성이든 자기를 보호할 수 있는 기본적 생존 훈련이 필요하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일리가 없진 않지만 그런 훈련이 꼭 민방위와 같은 강제동원 방식이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실제로 법제화된다면 여성 개인은 물론 가정, 직장 등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을 텐데, 이런 중대 사안을 토론회, 공청회 등 최소한의 공론화 절차도 없이 입법화하려는 모습은 온당치 않다.

실효성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지금도 민방위 예산은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예산의 0.04%(2021년 기준)에 불과하고 담당 인력도 부족해 부실 훈련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남성 민방위대에 버금갈 대규모 여성 대원을 새로 교육하려면 예산을 들여 시설·장비, 훈련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김 의원은 앞서 여성 군사교육 의무화를 공언하면서 예비군 훈련 대상에 여성을 편입한다는 구상을 밝혔는데, 여기에도 민방위 이상의 준비와 예산 투입이 따른다.

여러모로 설익은 구상이다 보니, '여성 민방위 훈련' 공약이 진지한 입법 의지보단 3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했다는 지적이 여당 내부에서 나온다. 국민의힘 당원의 30%에 달한다는 2030세대, 그중에서도 남성 당원, 소위 '이대남'에게 어필하려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번에도 여성 군사교육과 함께 자체 핵개발을 주장했다가 '남녀 갈라치기'와 대북 안보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당 대표가 되고자 하는 유력 정치인이라면 유념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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