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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떠나는 박항서 감독 “베트남 5년, 평생 잊지 못할 순간들”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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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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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고맙다.”

5년 동안 함께 하며 축구 변방이었던 베트남을 아시아 복병으로 성장시킨 박항서 감독이 동행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박항서 감독은 17일 오후 1시(이하 한국시간)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어제부로 5년의 시간이 끝났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으나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우승을 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지난 16일 자신의 고별 무대였던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에서 준우승을 거뒀다.

박 감독은 “마지막 동행, 이별이라는 것이 마음 아프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 만남과 헤어짐이 있다. 이별의 아픔은 있으나 베트남 축구가 발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마음에 정리를 해서 새로운 길을 나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과 한국에서는 감독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현장 감독할 생각은 없다. 워낙 나은 후배, 감독들이 많다”며 “미래에 대해서는 성격상 한 가지를 하며 다른 걸 생각하지 못하는 타입이다. 이제 시합이 다 끝났으니 생각해보고 가족들과 상의해보겠다.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해야 내가 가장 적합한 것인가는 고민해 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박항서 감독과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Q. 결별 소감

: 어제부로 5년의 시간이 끝났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으나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우승을 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마지막 동행, 이별이라는 것이 마음 아프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 만남과 헤어짐이 있다. 이별의 아픔은 있으나 베트남 축구가 발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마음에 정리를 해서 새로운 길을 나아가려고 한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Q. 결별 실감이 나는가,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 긴 세월이다. 매 대회 때마다 내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내방 옆에서는 선수들이 떠들고 있다. 내 나름대로는 후회없이 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쉽고 마음이 아프다. 항상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것이다. 사랑방이라고 할 수 있는 의무실에서 함께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Q. 국내 감독직은 안 한다고 했는데 향후 계획은?

: 내가 베트남과 한국에서는 감독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현장 감독할 생각은 없다. 워낙 나은 후배, 감독들이 많다. 미래에 대해서는 성격상 한 가지를 하며 다른 걸 생각하지 못하는 타입이다. 이제 시합이 다 끝났으니 생각해보고 가족들과 상의해보겠다.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해야 내가 가장 적합한 것인가는 고민해봐야겠다.

Q. 한국에서 프로팀 아닌 유스 지도 계획도 없나

: 잘모르겠다. 그런 계획은 아직은 없다. 베트남에서도 제안은 오고 있어서 고민 중이다.

Q. 한국 축구계에 할 말이 따로 있는가

: 내가 어떻게 성공한 지도자라고 할 수 있겠나. 베트남에서 그냥 기억되기를, ‘박항서 한국사람이다’ 같이 열심히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감히 한국 대표팀에 대해 평가를 하겠냐만은, 한국에도 유능한 지도자들이 많다. 평가할 위치가 아니어서 단편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한국 지도자들이 언어 소통의 문제는 있을 것 같다. 한국에도 유능한 지도자가 많고 국가대표 감독을 할 자질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감독을 선임하는 협회, 기술위원회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왜 외국 감독이 오는 것에 비해 한국 지도자들에게 지원을 안해주는가에 대한 생각은 있지만 지금도 충분히 국가대표도 맡을 수 있고 그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마디 더 덧붙이자면 미디어가 비난, 평가를 할 수 있는데 협회는 감독의 방패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협회도 제대로 역할을 했는지 뒤돌아봐야 한다. 국내 감독들도 역량이 있다는 걸 인식했으면 좋겠다. 이건 직설적인 이야기지만, 이번에 기술위원장을 뵙지 못했는데 독일분이 되신 걸로 알고 있다. 거기에 의문이 생겼다. 이 분이 한국 지도자들의 역량을 얼마나 알까. 데이터들을 통해 다 알 수 있을까. (그래서)기술위원장을 새로 뽑을 때 ‘외국 감독을 뽑기 위한 건가’라는 생각도 했다.

Q. 행정가의 길도 열어놓고 있나

: 해외에서 말을 통하지 않으니 행정가는 힘들 것 같다. 국내에서는 협회나 연맹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 행정 능력은 없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기술적인 부분이다. (그런 부분으로)제안이 오면 고려는 해볼 것 같다. 받아주지도 않겠지만 감히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다.

Q. 감독님의 축구 인생에 있어서 베트남에서의 5년은 어떻게 기억될까

: 타국에서 인정받기 위해 내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노력이라는 건 내가 압박을 받고 낸 결과물이다. 감독은 결과물에 대해 책임을 지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면 일자리를 잃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또 어떤 결과물을 냈을 때는 축구에 기술적인 부분을 비판하기도 한다. 양면의 것을 다 충족시키면 좋겠지만 베트남 축구를 보면 다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했다. 한 때 어려움도 있었지만 여기서 비판도 받았지만 격려해주고, 대부분 국민들이 지지해줘서 5년을 해왔다. 여기 와서 정말 나하고 같이 고생해준, 동행해준 코치, 스태프들한테 감사하다. 선수들하고 있었던 그 순간은 내 평생에 잊지 못할 것이다.

Q. 향후 동남아로 진출할 지도자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을까

: 내가 조언까지 할 입장은 안 된다. 국가대표팀의 제안을 받는다면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기에 잘 하리라 생각한다. 타국에서 일하는 게 한국에서 하는 것보다 쉬울 수도 있지만 어려울 수도 있다. 해당 나라로 가서 문화 등을 존중해야 한다. 나보다 훌륭하신 분들일 테니 잘 하리라 생각한다.

Q. 북중미가 48개국으로 늘어서 베트남도 월드컵에 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그때까지 팀을 이끌 욕심은 없었나

: 그런 욕심은 없었다. 2년 계약 후 2년 맺을 때도 박수칠 때 떠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4+1할 때, 1일 때는 결과가 좋든 나쁘든 베트남도 동남아에서는 어느 정도의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취임 당시에 세웠던 FIFA 랭킹 100위 진입 등을 달성했다. 5년 째 떠난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 다음은 후임 감독이 목표를 달성하면 된다. 내 임무는 마무리하는 걸로 생각했다.

Q. 마지막 경기 때 어떤 기분이었나

: 어느 대회든 간에 내가 어쩔때는 교만했을 수도 있어서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도 했다. 매 경기 준비를 했다. 막상 끝나고 나니 ‘이제는 떠나는구나’도 있고, 준우승을 했다는 아쉬움도 화도 났다. 끝나고 나니 ‘이 부분에 대해 잘못 선택을 했다’는 것도 있었다. 다음 대회가 있었다면 그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대표팀이 아니란 걸 깨달았을 땐 편안하기도 했으나 선수들과 동거동락 못한다는 것에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Q. 팬들에게 한 마디

: 한국인이라고 많은 응원해주신 걸로 안다. 감사하다. 곧 설인데 새해 복 많이받으시길 바란다.

사진=박항서 감독 화상 기자회견 화면 캡처

김진엽 기자 wlsduq123@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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