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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1951일' 역대 최장수 감독...베트남 축구 역사 바꾼 박항서의 '아름다운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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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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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라스트 댄스'는 마무리됐다. 박항서 감독이 있었던 지난 5년간 베트남 축구의 역사는 새롭게 쓰였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16일(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2 AFF(아세안축구연맹) 미쓰비시전기컵 결승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사흘 전 베트남에서 열린 결승 1차전을 2-2로 비긴 베트남은 선제 실점을 허용해 합계 스코어 2-3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베트남은 사흘 전 1차전에서 태국의 에이스 분마탄의 정확한 패스 퀄리티에 계속 공격을 허용했고 원정골 2골을 내줬다.

마지막 대회에서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박항서의 5년은 베트남 축구 역사를 송두리째 뒤바꿨다.

박항서는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 코치로 이름을 날렸고 이후 대한민국 U23 대표팀 감독, 경남, 전남, 상주 상무에서 프로 감독 생활을 했다.

2017년 창원시청 축구단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 그의 인생을 바꾼 선택을 했다.

지난 2017년 9월 베트남 A대표팀 및 U23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박항서는 2018년 지도자 인생에 길이 남을 한 해를 보냈다.

시작은 U23 대표팀을 이끌고 나선 2018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축구 선수권대회다. 이 대회에서 박항서호는 베트남 축구 역사상 AFC 주관 대회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전에서도 우즈베키스탄에게 연장 접전 끝에 패했지만, 베트남 축구 역사가 바뀌는 시작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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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엔 인도네시아에서 새 역사를 썼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종목에서 박항서호는 베트남 통일 이후 최초로 아시안게임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 대한민국에게 패했고 3, 4위전에서 아랍에미레이트에게 패했지만, 베트남은 난리가 났다.

2018년의 마지막은 스즈키컵(현 미쓰비시전기컵)이었다. 성인 대표팀을 이끌고 나선 박항서는 응우옌 꽁푸엉, 응우옌 꽝하이 등 U23 대표팀의 에이스들을 그대로 콜업시켰고 이들은 A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군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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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베트남은 결승전에서 말레이시아를 꺾고 10년 만에 AFF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때 베트남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00위를 기록해 역사적인 순간도 맞이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국민 영웅' 반열에 올랐고, 그해 연말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올해 최고의 인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이후 2019 AFC 아시안컵에선 사상 최초의 8강 진출에 성공했고 FIFA 랭킹은 99위로 뛰어올랐다. 2019 필리핀 동남아시안게임에선 베트남 통일 후 최초로 금메달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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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2019년 11월 베트남과 2+1년 재계약한 박 감독은 그쯤 AFF '올해의 감독'에 선정되며 공로를 인정받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에선 베트남을 G조 2위로 이끌며 사상 첫 최종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최종예선 첫 라운드에선 전패를 당했지만, 지난해 2월 중국을 상대로 3-1로 승리해 중국 상대 A매치 첫 승리를 거뒀다. 일본 원정에선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일본도 당황케 했다.

지난해 5월 동남아시안 게임 2연패에 성공한 박항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2023년 1월 계약 만료를 끝으로 베트남과의 작별을 고했다.

비록 마지막 대회에서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박항서호는 AFF 3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 무실점이라는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하며 동남아시아 최강팀 중 한 팀으로 군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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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당시 FIFA 랭킹 134위였던 베트남은 박항서 부임 이후 지난해 12월 96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박항서가 베트남 축구계에 미친 영향력은 선수들에게도 있었다. 해외 진출을 독려한 끝에 꽁푸엉은 인천 유나이티드 임대, 그리고 벨기에 신트트라위던에 진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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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하이는 현재 프랑스 리그2 포FC에서 뛰고 있다. 이번 이적시장엔 반 또안이 K리그2 서울 이랜드로 이적하는 등 여러 베트남 선수들이 한국과 일본 등 여러 해외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베트남 축구를 송두리째 바꾼 박항서는 이제 1월 31일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며 5년 4개월, 1951일간 역대 최장수 감독으로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사진=AP, EPA/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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