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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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물가가 뚜렷한 둔화세를 보였지만 통화 긴축의 고삐를 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주목하는 ‘서비스 물가’ 오름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서비스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고용 시장이 꺾이지 않는 한 Fed가 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완화 카드를 꺼내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다우 지수는 전장 대비 0.64% 오른 3만4189.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0.34% 상승한 3983.1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64% 오른 1만1001.11에 장을 마감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뉴욕 증시가 일제히 오른 것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시장의 통화 완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6.5%였다. 11월(7.1%)보다 0.6%포인트 둔화했고,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비 5.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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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스텝 확률 95%…바이든 “내 경제 계획 효과”
물가가 전반적인 둔화 추세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오는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의 금리 인상 폭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베이비스텝 확률은 하루 새 76.7%에서 95.2%로 크게 치솟았다. 빅스텝(0.5%포인트 인상) 확률은 4.8%에 불과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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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CPI 발표 직후 백악관 연설을 통해 “전 세계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지만, 미국에서는 매달 둔화하고 있다는 데이터는 명확하다”며 “이는 미국 가정에 진정으로 숨 쉴 여유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경제 계획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게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분명히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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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잡는 서비스 물가…주거·교통·의료비 오름세
다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서비스 물가 압력은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는 신중론이 나오는 이유다. 파월 의장은 서비스 물가, 특히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최근 연설을 통해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다른 상품 물가 상승률만큼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실제 12월 근원 상품 물가는 전월비로 0.3% 하락했지만, 근원 서비스 물가는 오히려 0.5%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주거비는 0.8%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교통(0.2%)과 의료(0.1%)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의료 서비스는 지난해 10~11월에 걸쳐 전월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물가를 끌어내렸으나, 12월 들어 다시 플러스로 반등했다.
서비스 물가는 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현재 미국 고용시장은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1월 1~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오히려 전주보다 1000건 감소한 20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6일 발표된 12월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4.6%를 기록했다. 11월(4.8%)보다 소폭 둔화했지만 여전히 작지 않은 상승 폭이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임금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되지 않으면서 올해 물가 상방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아울러 2월 FOMC에서 Fed가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은 높지만, 시장이 바라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물가 둔화세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조기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향후 Fed의 적극적인 통화 완화 움직임을 끌어낼 요인은 CPI 자체보다도 고용 시장의 향방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로저 할람 글로벌 금리 담당 수석은 포춘지에 “이제 시장은 (CPI보다) 고용 시장 숫자에 더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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