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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 여성의 NGO 활동도 금지… 유엔 등 “여성을 지우려는 시도”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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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아프간 구호 활동에 차질 우려
현지 NGO 여성 직원 "가족 부양 못해"
한국일보

22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들이 탈레반 정부의 여학생 대학 교육 금지 조치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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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최근 여성의 대학 교육을 금지한 데 이어 국내외 비정부기구(NGO)에서 여성의 활동도 금지했다. 유엔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탈레반 정권이 여성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구호 활동을 방해한다며 규탄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 정권은 이날 경제부 장관 명의로 구호단체에 서한을 보내 ‘여성 활동 중지’ 명령을 전하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활동 허가를 취소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여성 NGO 직원들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아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명시된 복장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번 조치로 겨울철 생명과 직결되는 인도주의 구호 활동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는 한 국제구호단체는 “25일부터 활동을 중단할 것”이라며 “조만간 모든 NGO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량 지원 관련 단체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돕는 인도주의 활동은 대부분 여성 직원들이 맡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활동들은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현지인 여성 NGO 직원들은 당장 수입이 끊겨 가족 부양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한 활동가는 “내가 직장에 나가지 않으면 가족은 굶게 된다”며 비통해했고, 다른 활동가도 이슬람 율법을 비난하며 “이제 자녀를 먹이고 각종 비용을 지불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EU),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여성 탄압이자 인권 침해”이며 “아프가니스탄 내 구호 활동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라미즈 알라크바로브 유엔 인도주의 아프가니스탄 상주조정관은 “명백한 인도주의 원칙 위반”이라며 “명령 내용을 명백히 밝히기 위해 탈레반 지도부와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구호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는 EU도 나빌라 마스랄리 EU 외교·안보정책 담당 대변인 성명을 통해 “최우선 관심사는 아프간 국민의 안녕과 권리, 자유”라면서 “이 명령이 구호활동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트위터에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 금지가 수백만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활동에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깊이 우려된다”며 “이번 결정이 아프가니스탄 국민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도 “이번 명령은 아프가니스탄 정치, 사회, 경제 부문에서 여성을 지워 버리려는 개탄스러운 시도”라고 규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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