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라오스전으로 마지막 동행 본격 시작
김판곤·신태용 감독과 '코리안 더비' 예고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19년 12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을 60년 만에 우승으로 이끈 뒤 헹가래를 받고 있다. 마닐라=로이터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과의 마지막 여정을 시작한다.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21일(한국시간)부터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에 출전한다.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미쓰비시컵은 1996년 창설돼 격년제로 열린다. AFF 소속 10개국을 5개국씩 2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가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팀을 가린다. 준결승부터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며 내년 1월 13일(1차전)과 16일(2차전) 두 차례에 걸쳐 결승전을 치른다. 베트남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얀마, 라오스와 B조에 속해 있다.
내년 1월 31일 베트남과 계약이 만료되는 박 감독에게 미쓰비시컵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대회다.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이듬해인 2018년 이 대회(당시 명칭 스즈키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베트남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 건 10년 만이었다. 같은 해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고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도 성공했던 박 감독은 성인 대표팀까지 동남아 정상에 올려놓으며 베트남의 국민적 영웅이 됐다.
이후에도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 올랐고, 사상 처음으로 베트남 성인 대표팀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으로 이끌었다. 2019 필리핀 동남아시안게임에서는 베트남을 60년 만에 우승시키기도 했다. 박 감독의 지휘 아래 베트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 내(96위·2022년 10월 기준)에도 진입했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베트남과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현지에서도 박 감독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 매체 브이엔 익스프레스는 “베트남 선수들이 박 감독에게 마지막 우승을 선물하길 바란다. 박 감독은 그럴 자격이 있다”고 전했다. 박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은 21일 라오스를 상대로 마지막 여정을 시작한다.
한편 이번 대회는 한국 감독 간 ‘코리안 더비’로도 관심을 모은다. 김판곤 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선임위원장은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신태용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이끌고 미쓰비시컵에 출전했다. 특히 한 조에 묶인 박 감독과 김 감독은 27일 조별리그에서 맞붙는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가 A조에 속해 있어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해야만 한국 감독들과 맞대결을 펼칠 수 있다. 신 감독은 지난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떨쳐내고 인도네시아의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인도네시아는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6번 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