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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만화와 웹툰

일기처럼 올렸는데 “작가님 너무 좋아요”...SNS 웹툰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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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서 사진첩 넘기듯
일상·흥미요소 다룬 웹툰 즐겨
작가와 공감대 형성에도 유리
낮은 진입장벽에 공급 이어져


매일경제

키크니 작가의 ‘무엇이든 그려그립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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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걸그룹 레드벨벳의 공식 인스타그램(@redvelvet.smtown)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한달 뒤 컴백을 알리는 새 이미지와 함께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콘텐츠들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주로 멤버들의 활동 사진을 올라오던 이 계정에 등장한 새 콘텐츠는 바로 웹툰이었다.

‘에스엠씨유 : 레드벨벳 - 더 스토리 오브 리브(SMCU : Red Velvet - The Story of ReVe)’에는 이들이 콘서트에서 선보인 로봇 캐릭터 ‘리브(Reve)’의 탄생과 성장의 뒷얘기가 그려졌다. 로봇이 가상의 세계에서 멤버들과 함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레드벨벳이 지난 8년간 뮤직비디오나 음반에 담은 이미지와 융합되면서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K팝 아이돌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웹툰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연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흘에 걸쳐 공개된 총 21편의 작품을 통해 아티스트와 소통하고 싶어하는 팬들의 요구를 SNS와 웹툰을 통해 해소했다. 새 음반을 알리는 홍보 효과를 거두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주목받아온 ‘SNS 웹툰’의 인기를 재차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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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웹툰 ‘SMCU : Red Velvet - The Story of ReVe’.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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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인스타그램에서 연재되며 ‘인스타툰’으로도 불리는 SNS 웹툰은 독창적인 소재와 그림체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누구나 그리고자 하는 의지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만 있으면 계정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쉽게 만화를 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웹툰 작가를 꿈꾸는 신인들의 등용문이 되고 있다. 독자들은 사진첩을 넘기듯 가볍게 만화를 즐기면서 작가들과 바로 소통할 수 있는 SNS 웹툰에 빠져들고 있다.

SNS 웹툰의 강점은 공감가는 일상 속 소재를 다룬다는 점이다. 가볍게 읽으면서 지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의 웹툰이 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심리치료사가 그리는 힐링곰 꽁달이(@ggong_dal_)’는 심리치료사인 고은지 작가가 연재하는 힐링 웹툰이다.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진심을 그림으로 그려내 가볍게 위로를 전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4월 연재 이후 약 13만명의 구독자가 애독하고 있고, 귀여운 캐릭터가 인기를 얻으며 이모티콘으로도 제작돼 판매되고 있다.

SNS가 가진 소통의 힘도 SNS 웹툰에서 힘을 발휘한다. 작가들은 댓글이나 다이렉트 메시지(DM)로 독자들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독자들의 의견을 작품에 반영하고 있다. 이 강점을 가장 잘 활용한 사례로 꼽히는 키크니 작가(@keykney)는 ‘무엇이든 그려그립니닷’이라는 코너를 운영하며 독자들이 요구하는 내용에 창의력을 더한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길 가다 양말 벗겨진 그림을 그려달라”라는 요청에 양과 말의 머리털이 벗겨진 그림을 그리는 식이다. 독특한 콘셉트로 유명세를 얻으면서 구독자수 100만명 달성을 앞두고 있다.

정식 작가가 아니더라도 만화를 그릴 수 있고, 인기를 얻으면 광고나 캐릭터로 수익을 낼 수 있게 되면서 SNS 웹툰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클래스101, 숨고, 크몽 등 전문가 매칭 서비스에서는 이같은 수요를 반영해 드로잉 관련 수업을 원하는 이용자를 전문가와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웹툰 생태계를 성장시켜온 플랫폼 기업들도 SNS 웹툰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리코는 지난해 10월부터 약 1년간 ‘좀비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lico.comics)를 연재했다. 힘든 회사 생활을 버텨내야하는 직장인의 애환을 유머있게 표현하는 작품으로, 코로나19 등 최근 상황이 반영되며 직장인 독자들의 공감대를 얻었다. ‘좀되출’이라는 줄임말로 불리면서 약 2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SNS에서 인기를 얻은 작품이 웹툰 플랫폼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있었다. 고부 관계를 소재로 평범한 며느리가 겪는 고충을 그린 ‘며느라기’는 지난 2020년 카카오웹툰에서 정식 연재된 후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화제가 됐다.

황윤지 스튜디오리코 리드는 “SNS에서 연재하는 웹툰은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것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확실한 타켓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완성작에 대한 반응이 높고 좋아요나 구독자수 등 독자 관련 데이터가 즉각적으로 확보돼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기에 최적의 환경”이라며 “웹툰 플랫폼이 늘고 작품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는 등 콘텐츠 시장이 고도화되면서 SNS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웹툰을 실험하기에 최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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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지 작가의 ‘심리치료사가 그리는 힐링곰 꽁달이’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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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크니 작가의 ‘무엇이든 그려그립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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