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0일자 최신호에서 ‘한국 웹툰에 가려지고 있는 일본 망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해 망가 시장 규모가 2650억엔(약 19억달러)으로 전년에 비해 2.3%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반면 한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웹툰 시장 규모는 이미 37억달러를 넘어섰고, 2030년에는 무려 560억달러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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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망가 산업의 패인으로 변화를 거부한 보수적 관행을 지적했다. 실제 망가는 지난 1960년대 이후 예전 단행본 형식만 고집했고 내용도 소수 마니아층에만 통하는 전개 구조를 고착화시켰다. 만화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이와모토 케이타는 “망가를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은 일본인과 한국인, 그리고 전 세계의 괴짜들(geeks)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웹툰은 읽기 쉽고 직관적인 스토리 전개로 대중성을 잡아, 고속 성장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웹툰 원작으로 드라마까지 흥행에 성공한 ‘이태원 클라쓰’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웹툰 이태원 클라쓰 [사진 제공 = 카카오페이지] |
넷플릭스를 타고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오징어 게임’이나 K팝 그룹 ‘BTS’처럼 웹툰은 혁신과 스마트 마케팅의 덕을 봤다고 잡지는 분석했다. 일본은 2010년대 한류의 성공을 따라잡기 위해 대외문화 정책 ‘쿨재팬’을 실시했지만, 이 잡지에 따르면 완전한 실패작으로 끝났다. 일본의 유명 만화 잡지인 ‘주간 소년 매거진’의 독자 평균 연령대가 이미 30세를 넘었을 정도로 독자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것도 망가가 직면한 과제다.
다만 망가의 장점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배가본드’와 미우라 겐타로의 ‘베르세르크’처럼 복잡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정교한 구조와 섬세한 그림에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이러한 강점이 일본 내 독자들을 잡아두면서 망가의 애니메이션화나 연관 상품 개발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간 소년 점프’를 비롯한 만화 잡지로 유명한 출판사 슈에이샤가 지난해 ‘귀멸의 칼날’ 인기에 힘입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것이 단적인 예다. 하지만 이러한 몇몇 성공 사례 때문에 망가 출판사들이 변화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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