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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11월 PPI, 혼란했던 시장”···“서비스물가·임금이 핵심”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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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에 하락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7%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73%, 0.90% 빠졌는데요.

예상을 뛰어넘는 PPI는 분명히 악재입니다. 11월 PPI로 서비스 물가와 임금 문제가 확연히 드러났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한때 연 3.58%를 돌파했습니다.

다만, 이날 시장은 사이사이 상승 전환하거나 낙폭을 크게 줄이면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별도로 뉴욕사업거래소의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44센트(0.62%) 하락한 배럴당 71.02달러로 70달러 근처까지 내려왔습니다. 2021년 12월20일 이후 최저치인데요. 오늘은 PPI와 관련 인플레이션 지표를 알아보고, 시장 변동성이 컸던 이유와 증시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美 결국 서비스 물가·임금 중요 CPI서도 관건”…“미시간대 1년 인플레 기대 하락·장기는 예상치”
우선 PPI부터 뜯어보죠. 이날 나온 11월 PPI가 전년보다 7.4% 상승했는데요. 이는 블룸버그통신 집계치 7.2%를 0.2%포인트(p) 웃돕니다. 10월은 전년비 8.2%였죠.

전월 수치 0.3%도 전망치(0.2%)보다 높은데요.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으로 봐도 비슷합니다. 근원 PPI가 1년 전 대비 6.2%, 1달 전과 비교하면 0.4% 뛰었는데요. 전망치는 각각 5.9%, 0.2%였죠. 전월 대비 예상치보다 두 배나 나왔습니다. 린제이 피에그자 스티펠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진행과정이 복잡해지고 있다”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의 끈적끈적함을 저평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특히 11월 PPI에서 서비스 물가 리스크가 재확인됐습니다. 상품이 1달 새 0.1% 상승한 반면 서비스가 0.4% 급등했는데요. 10월 서비스 상승률은 0.1%였습니다. 8월 0.5%에서 9월 0.2%, 10월 0.1% 등으로 떨어지던 게 이번에 반등한 거죠. 분야별로는 증권중개, 투자조언 등 금융서비스가 전월 대비 11.3% 폭등하면서 전체 서비스생산자물가 상승분의 3분의1을 차지했고, 의류·보석 소매 등이 3.5%, 기계·차량류 도매가 3.0% 올랐습니다.

결국 강력한 서비스 고용과 함께 현재 서비스 임금 및 서비스 물가 상승이라는 3가지 흐름이 존재하고, 이는 인플레이션이 전체적으로 떨어지더라도 그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도 서비스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죠. 이 부분이 중요한데요.

하지만 같이 봐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일단 이날 PPI에도 12월과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 같은 통화정책에 주는 영향이 없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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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기준금리 인상확률은 오후4시3분 현재 77%입니다. 어제(75.8%)보다 더 높아졌는데요. 내년 2월도 0.5%p가 가장 많은 상황(48.5%)이고, 전체적으로도 5.00~5.25%에서 정점을 찍고 이후 내려가는 틀 그대로입니다. 크롤 연구소의 메간 그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PPI는 연준이 다음에 할 일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는데요. 나쁜 PPI의 의미가 반감될 수 있는 대목(증시하락 압력 감소)으로 볼 수 있죠.

인플레이션 기대도 하락했습니다. 이날 나온 미시간대의 1년 인플레이션 기대가 4.6%로 예상치(4.9%)를 밑돌았습니다. 깜짝 하락인데요. 1년 뒤 인플레이션을 점치는 이 항목은 10월에 5.0%로 튀었다가 다시 떨어지는 중입니다. 의미가 큰 장기 인플레 기대(5년 이상)는 전망대로 3%가 나왔는데요.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를 보는 10년 브레이크 이븐 인플레이션 레이트(BEI)가 약 2.28% 수준으로 지난 주 2.3%대에서 떨어지고 있습니다.

연장선에서 소비자 심리도 개선됐는데요. 같이 나온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11월 56.8에서 59.1로 상승했습니다. 예상치는 57이었죠.

마지막으로 PPI가 서비스 물가에 대한 경고음을 내고 있어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지만 통화정책을 좌우하는 건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PPI와 CPI의 경향성이 비슷하지만 서로 구성요소가 다른데요. CPI는 PPI에서 다루지 않는 자가주거비 비중만 24%에 달합니다. 연준도 국민들에게 직접적 영향을 주는 CPI와 PCE를 주로 보죠.

추가로 일부에서는 PPI가 꾸준히 하락세가 보이고 있다는 점을 일부에서는 긍정적으로 봤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데요. 최근 3개월 단순 평균(헤드라인 기준)을 월별로 보면 △7월 10.7% △8월 9.87% △9월 8.97% △10월 8.43% △11월 8.0% 등입니다.

정리하면, 11월 PPI가 예상보다 나쁘며 서비스 물가 경고음을 발신하고 있어 11월 CPI에서도 서비스가 강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하지만, PPI와 CPI가 다르고 인플레 기대도 하락한 만큼 결국 CPI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거지요. 이런 요인들이 뒤섞이면서 최종 하락마감에도 오늘 장이 다소 혼란스러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美 노동자 내년 급여 5.5% 인상 희망”···“시장의 공포 대상, 인플레→경기침체 이동 중”

그럼 11월 CPI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던 수치에서 달라지지 않았는데요. 같습니다. 다만, 7일에는 예측 기관이 4곳 정도였지만 이제는 수십 곳으로 불어나 더 의미가 있죠.

다시 짚어드리면 이날 오후2시 현재 11월 CPI가 전년 대비 7.3% 상승할 것으로 추정돼 10월(7.7%)보다 낮아지는데요. 이 수치가 중앙값인 만큼 예측 범위는 7.2~7.5%입니다. 전월 대비로는 0.3%로 -0.1~0.4%까지 예측이 나오는데요.

근원 CPI는 1년 새 6.1% 올라 6.3%인 10월보다 0.2%p 떨어질 전망입니다. 예상 범위는 6.0~6.3%죠. 전월비의 경우 0.3%로 전달과 같을 것으로 보이는데 대신 예측 범위가 0.0~0.5%로 넓은 편입니다. 냇웨스트 마켓의 존 브릭스는 “나는 CPI 데이터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과 그가 얼마나 매파적일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며 “만약 강한 CPI 수치가 나온다면 파월은 더 가야만 한다고 강조할 수 있다”고 봤는데요.

그만큼 11월 CPI는 향후 증시와 연준의 정책에 의미가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서비스업 물가와 임금을 봐야 하는데요. 임금의 경우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미 노동자들의 내년도 급여인상 기대율이 5.5%로 2분기(6.6%)보다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습니다. 기업체들의 생각(3.5~4.5%)과도 차이가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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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코로나19로 지금까지 200~400만 명의 인구가 노동시장을 떠났고(브루킹스 연구소), 올해 6월까지만 해도 50만 명이 일을 완전히 그만두었다(스탠포드대 경제정책 연구소)는 연구가 있는데요. 6월까지의 50만은 경제활동참가율을 0.2%p를 낮추는 것으로 베이비 부머세대의 은퇴 효과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노동공급이 구조적으로 빠듯할 수 있다는 뜻이죠.

이런 상황에서 월가는 내년 최종금리로 5% 정도를 보고 있다는 블룸버그의 설문 결과가 나왔는데요.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4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한 건데 최종금리의 중앙 예측값은 4.9%(4.75~5.00% 의미)로 9월의 4.6%보다 높아졌다고 합니다. 12월에 0.5%p, 내년에 0.25%p씩 두 차례 금리를 올린 뒤 인상작업을 중단할 것이라는 의미인데요. 이번 조사도 큰 틀에서 5.25% 안팎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최종금리가 약 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12월에 0.5%p를 올리고 내년에 0.25%p씩 두 번 올린 뒤 일년 내내 5%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반면 케이시 보스찬치치 내이션와이드 생명보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지출과 노동시장의 견고함이 최종금리가 더 올라갈 리스크를 만든다”며 조금 더 높은 5.00~5.25%를 제시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최소 5% 이상의 금리 장기 유지 가능성에 경기침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겠죠. 계속되는 침체 공포도 이날 증시하락의 한 요인일 겁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짐 폴슨 루트홀츠 그룹 수석 시장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보다는 긴축의 결과에 대해 더 걱정하고 있다. 나는 시장이 점점 더 연준을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가장 큰 두려움은 인플레이션이었지만 이제는 침체가 가장 큰 두려움”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생각도 비슷한데요. 그는 이날 “만약 연준이 다음 주에 금리를 올린다면 경기침체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CPI 예상보다 0.2%p 높으면 S&P 최대 5.5% 낮으면 최대 -6%”···솔로몬 “향후 1년 증시 하락 국채금리 약간 상승”

증시 전망 보겠습니다. 단기 증시 전망도 11월 CPI에 달려 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P500 옵션 계약을 분석한 옵티버(Optiver) 자료를 인용, 11월 근원 CPI가 전년 대비 6.3%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보다 0.2%p 낮으면 S&P가 2.5~5.5% 급등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지난 달 비슷한 상황에서 S&P가 5.5%, 나스닥이 7.4% 폭등했었는데요.

반대로 전망보다 0.2%p 더 높으면 S&P가 -3~-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모두가 CPI만 보고 있는 상황인데요. 크리스 자카렐리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말에 산타랠리가 가능할지는 다음 주의 CPI에 달려 있다”며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올지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전체적인 시장의 분위기는 썩 좋지는 않은데요. 황소론자였던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지난 달 증시가 상승했지만 우리는 지금 지점부터 하락을 볼지에 대해 꽤 실질적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WSJ 행사에 참석한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향후 1년 시장에 관한 간단한 전망을 해달라는 질문에 △주식은 하락 △국채금리, 약간 상승. 연착륙 시 좀더 오를 수 있음 △연착륙 확률은 35% △연착륙 정의는 연준 5%에서 금리인상 중단, 인플레 4%, 성장률 1% △국제유가, 상승 △주거용 부동산은 하락 등이라고 답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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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지난 30년 간 물가상승률이 하락하는 디스인플레이션 시대에는 연준의 마지막 금리인상 이후 증시가 상승했지만 1970년대와 1980년대처럼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높았던 시기에는 주가가 연준의 마지막 금리인상 이후 하락했다고 합니다. 지금의 물가상승률이 1980년대 이후 가장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준의 마지막 금리인상 직후의 시장 움직임이 일반적인 디스인플레이션이 아닌 1970~1980년대와 비슷할 수 있다늑 건데요. 블룸버그는 “BofA가 다가올 마지막 금리인상 이후에도 증시에 베팅하지 않는다”고 해석했습니다.

반면 기회를 보는 이들은 여전히 남아있는데요. 알마낵의 제프리 허스치는 “지난 21년 동안 시장은 전형적으로 12월의 10번째 거래일 주변에서 오르기 시작했다”며 “올해의 10번째 거래일은 12월14일이다.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일”이라고 했습니다.

좋게 보면 13일의 CPI와 14일의 FOMC를 거친 뒤 그동안 그랬듯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건데요. 겹치는 날짜가 공교롭습니다. 오펜하이머의 존 스톨츠푸스 최고투자전략가도 지속적인 변동성이 목욕물과 함께 버려지는 ‘아기(상대적으로 좋은 주식)’를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보는데요.

시장의 변동이 큽니다. 이날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13일의 CPI와 14일의 12월 FOMC 결과, 기다려봐야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13일(화)부터 새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새 채널에서도 최선의 분석을 약속드리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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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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