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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설] 배터리공장 또 미국행, 생산기반 ‘탈(脫)한국’ 대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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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 10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공장 건설을 알리는 첫 삽을 뜨고 있다. 왼쪽부터 다섯 번째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그 오른쪽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다.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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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과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40억~50억 달러(약 5조~6조 원)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정부에 따르면 두 회사는 조지아주 바토카운티를 공장입지로 선정했으며, 2025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생산제품은 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생산공장에 공급된다. 현대차와 SK온의 이번 투자는 지난 8월 발효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생산기반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다.

IRA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대당 최대 7,500달러) 조건을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차량에 한정하면서, 배터리 광물 및 부품에도 미국, 또는 북미 공급망 활용조건을 붙였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 10월 조지아주 서배나에 2025년 완공 목표로 전기차 전용공장 착공식을 가진 데 이어, 이번에 서배나 공장 공급용 배터리 생산공장 투자까지 나서게 된 것이다.

우리 핵심기업들의 미국 설비투자 러시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IRA, 미국 생산품(Made in America) 우대 정책을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미국 텍사스주에 25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공장 11개를 새로 짓기로 한 삼성전자, 반도체 등 4대 핵심 성장동력 분야에서 미국에 38조 원을 투자키로 한 SK그룹,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 배터리공장 건립 계획을 밝힌 LG엔솔 등의 발 빠른 움직임도 글로벌 시장재편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필사적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 주력기업 설비투자의 미국 러시는 국내경제에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니다. 특히 유럽에서도 지역 내 생산품 우대정책이 가동돼 더 많은 설비투자의 해외이전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국내 산업기반 유지를 위한 기업 설비투자 촉진책과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책 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지금 국회에서 논란 중인 법인세 인하안은 물론, 기업 규제 전반을 국내 산업기반 강화 차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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