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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검찰, 정진상 뇌물 공소장에 '이재명 정치적 동지'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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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부패방지법, 부정처사후 수뢰, 증거인멸 혐의
뇌물액수 구속영장보다 1억 늘어난 2억4000만 원
33쪽 공소장 이재명 대표와 공모관계는 적시 안해
이재명 "정치검찰 끝없는 때리기… 탈탈 털어봐라"
한국일보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달 1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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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54)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뇌물 수억 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정 실장의 공소장에 이 대표와의 공모관계를 기재하진 않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표와 '정치적 동지'로 표현된 정진상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9일 정 실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부패방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뇌물 공여 및 증거인멸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33쪽 분량의 공소장에서 정 실장 지위를 이 대표의 '정치적 동지' 또는 '측근'으로 표현했다. 이 대표가 성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당 대표 때까지 그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이력과 이 대표가 정 실장을 '정치적 동지'라고 언급했던 점을 고려해 공소장에 반영했다.

정 실장의 공소장에는 이 대표가 '공범'으로 적시되진 않았다. 다만 이 대표를 겨냥한 '공모 관계' 수사는 이어갈 방침이다. 검찰은 정 실장이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이권에 개입해 사익을 취했다며 '지방자치권력의 사유화'로 범행 성격을 규정했다.
한국일보

9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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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가 받았던 3억여 원 중 1억 정진상에게


정 실장의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살펴보면, 정 실장은 2013∼2020년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유착해 사업자 선정 등의 특혜를 몰아준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7차례에 걸쳐 2억4,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구속영장에 기재된 1억4,000만 원보다 1억 원 늘어났다. 검찰은 2013년 4월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수수한 3억5,200만 원 중 1억 원이 정 실장에게 건너간 단서를 잡고, 뇌물액수를 추가했다.

검찰은 정 실장이 2019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던 유 전 본부장에게서 공사 사업 편의 청탁 명목으로 3,000만 원을 받았고, 2020년에는 유 전 본부장이 추진한 다시마 비료 사업과 관련한 편의 제공 부탁을 받고 3,000만 원을 추가로 받았다고 봤다.

정 실장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및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민간사업자 지분 428억 원을 나눠 갖기로 약정한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내부 정보를 제공해 민간업자들이 위례신도시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해 남 변호사와 호반건설이 각각 42억 원과 169억 원을 얻도록 한 혐의(부패방지법 위반)도 있다. 지난해 9월 29일 검찰 압수수색 직전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폰 폐기를 종용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공소장에 적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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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치고 측근 정진상 실장의 검찰 기소에 대한 질문에 답변 후 이동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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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치검찰의 끝없는 때리기"


이재명 대표와 정 실장 측은 검찰을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치검찰의 '끝없는 이재명 때리기'로 국민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검찰이 저를) 10년간 털어왔지만 어디 한 번 또 탈탈 털어보십시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은 단 1원의 사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 측 변호인단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의 기소는 기존 수사결론에 배치돼 수긍할 수 없으며, 검찰은 유동규의 바뀐 진술과 남욱 등의 전문진술을 근거로 기소했다"며 "인권의 최후보루인 법원에 호소해 무죄를 선고 받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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