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콘텐츠 기획자의 단골-서다희
서씨가 “한국을 여행할 계획인데 꼭 맛봐야 할 맛집을 알려달라”는 유럽 지인들에게 추천하는 식당 4곳을 알려줬다. “제가 한국에 오면 꼭 찾는 곳들이기도 해요(웃음).”
두수고방: 사찰음식 기반 한국형 비건 레스토랑
“2019년 베를린에서 ‘화합의 만찬’이란 행사를 함께 한 정관 스님과의 인연을 통해 알게 된 곳입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정관 스님의 제자 오경순 셰프가 스님의 음식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한국형 비건 레스토랑입니다. 콩, 밀 등 하나의 식재료를 주제로 다양한 음식을 코스로 차려내지요. 식사가 이뤄지는 다이닝룸은 전통 부엌을 모던하게 되살렸는데, 외국인은 물론이고 한국 손님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지요.”
현재 진행하는 테마는 ‘쌀’이다. 쌀밥은 물론 멥쌀 가루에 막걸리를 넣고 숙성시켜 쪄낸 증편, 국수 업체 ‘거창한 국수’와 한정 수량 제작한 쌀국수, 무쇠솥 누룽지와 숭늉, 찹쌀 막걸리, 쌀강정 등 쌀의 다양한 변주를 맛볼 수 있다. 솔 향 입힌 새송이 구이, 다이닝룸에 마련된 가마솥에서 바로 만든 두부, 녹두전, 감태 도토리묵전 등이 곁들여진다.
원테이블 다이닝 1인 7만원.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앨리웨이광교 3층, (031)548-1912
우래옥: 제대로 된 냉면과 불고기 먹으려면
“해외 나가면 가장 그리운 음식이 평양냉면이에요. 제대로 된 냉면을 맛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니까요. 서울 오면 광장·중부시장 등 인근 전통시장 나들이도 할 겸 일부러 우래옥을 찾아요. 사람들을 여럿 모아 불고기까지 먹으면 그날은 ‘계 탄 날’이죠(웃음). 서양 사람들은 차가운 메인 요리를 낯설게 여겨 냉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알려졌지만, 요즘은 잘 먹어요. 한식 좀 안다는 서양 사람들은 일부러 찾아 먹을 정도지요.”
평양냉면에 관한 한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식당이다. 100% 소고기 육수로만 뽑는 국물은 육향(肉香)이 짙으면서도 놀랄 정도로 맑고 담백하다. 면의 주재료인 메밀부터 불고기용 한우 소고기 등 모든 재료를 최고급만 사용한다.
평양냉면 1만6000원, 불고기 3만7000원. 서울 중구 창경궁로 62-29, (02)2265-0151
홍신애솔트: 한국 제철 재료로 만든 이탈리아 가정식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셰프 중 하나인 홍신애씨가 전국 각지에서 이번엔 또 어떤 귀한 식재료를 발견해 음식을 만들었나 궁금해서 찾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입니다. ‘올리브오일에 천천히 구운 가지 요리’ ‘영국에도 없는 피시 앤 칩스’ ‘24시간 삼겹살 통구이’ 등 대표 메뉴로 식사를 시작해 돌문어 구이, 석화 등 그때그때 제철 맞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을 맛보죠.”
이탈리아 가정식을 표방하지만, 한국에서 나는 제철 재료를 사용하고 한국인 미감(味感)으로 재해석한 음식을 낸다. 검색하면 ‘홍신애솔트 2호점’이라고 나오나, 서울 신사동에 있었던 1호점은 문 닫고 이곳 하나만 운영 중이다.
올리브오일에 천천히 구운 가지 요리 2만1900원, 영국에도 없는 피시 앤 칩스 3만5900원. 서울 강남구 학동로 223-9, (0507)1337-5606
더라운드: 세련된 공간에서 즐기는 모던 차이니즈
“서울에서는 한식뿐 아니라 수준 높은 중식과 일식도 먹을 수 있어서 좋죠. 흔히 ‘모던 차이니즈 레스토랑’이라 부르는 이곳을 저도 서울에 오면 꼭 한 번은 들르지만, 유럽 친구들에게도 추천해요. 세계적 도예가 이헌정 작가의 도자기에 담겨 나오는 음식을 세련된 인테리어의 널찍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거든요.”
‘이닝’ ‘JS가든’ 등으로 서울 강남에서 프리미엄 중식당을 유행시킨 김정석 대표가 운영한다. 북경 오리로 유명하지만 동파육, 전가복, 궁보기정 등 대표적 중식 메뉴를 두루 제대로 낸다. 통영에서 공수한 코끼리 조개를 생강 소스로 맛 낸 요리 등 국산 제철 식재료를 접목한 메뉴들도 돋보인다. 삼성점 2층 ‘더원’은 더라운드를 한층 업그레이드한 중식당, 이곳 역시 김 대표가 운영한다.
점심 세트 5만·6만·7만원, 저녁 세트 12만·14만원.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648 1층(삼성점), (02)543-4448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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