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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조력자살' 합법화할 듯···'극심한 고통 겪는 경우'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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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과땐 벨기에·네덜란드 등 이어 유럽 4번째 허용국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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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의회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의지로 목숨을 끊는 ‘조력자살(assisted suicide)’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이 법안은 최근 상임위를 통과해 이날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치명적인 부상이나 심각한 불치병 등으로 매우 극심한 고통을 겪는 경우’의 성인에게만 조력자살에 해당하는 의료적 조치를 허용하도록 규정했다. 조력자살을 희망하는 성인은 반드시 △현재 △반복적으로 △자유의사에 기반해 △충분한 정보를 받은 상태여야 한다.

앞서 포르투갈 의회는 2020년 안락사·조력자살 합법화 법안을 의결해 ‘안락사를 합법화한 유럽의 네 번째 국가’가 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그러나 이듬해 보수주의자인 마르셀루 헤벨루 드 소자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판단을 요청해 제동이 걸렸다.

이후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려 의회는 법안을 수정해 다시 가결했으나, 이번엔 드 소자 대통령이 법안 서명 단계에서 직접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하며 법안을 다시 의회로 돌려보낸 바 있다.

이날 본회의에 오를 법안은 집권 사회당 등 원내 중도좌파 정당들이 추진해왔다. 포르투갈 제1야당인 중도우파 성향의 사회민주당(PSD)은 입법 절차를 중단하고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인구의 대부분이 가톨릭(천주교) 신자로 유권자의 약 절반이 조력자살에 찬성하고 있지만, 교회 측은 완강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등 양론이 대립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많은 야당 의원들도 재수정된 법안을 지지하고 있어 쉽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론적으로는 대통령이 또다시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조력자살법’이 최종적으로 통과되면 포르투갈은 유럽에서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에 이어 안락사 내지는 조력자살을 허용하는 네 번째 나라가 된다.

다른 일부 국가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조력 자살이 합법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나, 영국에서는 안락사가 불법이며 이를 시행할 경우 과실치사 또는 살인으로 간주해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BBC는 부연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2020년 9월 안락사와 조력자살을 ‘살인 행위’로 규정하며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정미경 인턴기자 mic.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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