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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흥국생명 유상증자 참여설에... 태광산업 주주 반발 "희생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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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자산운용 반대 입장문
"콜옵션, 흥국생명 주주가 해결해야"
한국일보

지난달 9일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본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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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자산운용(트러스톤)이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유상증자 참여설에 관해 소액주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결정이라며 반대했다.

트러스톤은 9일 입장문을 내고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면 이는 대주주를 위해 태광산업 소액주주의 권리를 희생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트러스톤은 전날 기준 태광산업의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서울경제는 '태광산업이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4,000억 원 상당의 흥국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통상 콜옵션 행사일을 만기로 인식하는 게 시장의 관행이라 유동성 불안이 번졌다. 흥국생명은 결국 콜옵션을 예정대로 행사하기로 했다.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은 그간 대주주 일가가 책임지고 콜옵션 행사를 위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이호진 회장 등 태광그룹 대주주 일가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트러스톤은 "최근 흥국생명의 유동성 리스크에 따라 흥국생명의 증자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태광산업은 흥국생명의 지분을 1주도 갖고 있지 않다"며 "(콜옵션 행사는) 흥국생명의 주주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태광산업 주주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해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유상증자 참여는 이 회장을 위해 태광산업과 태광산업 주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는 게 트러스톤의 결론이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 이사회가 유상증자 참여를 승인할 경우 법적 절차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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