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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추미애→이재명→민노총…尹 지지율 상승 배경엔 ‘안티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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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1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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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후반~30% 초반’ 늪에 빠졌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9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33%로 전주 대비 2%포인트 올랐다. 11월 3주차 조사에서 29%를 기록한 뒤 3주간 소폭 반등했다. 부정평가는 59%로 전주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갤럽조사에서 ‘긍정평가 30% 이상, 부정평가 60% 미만’을 동시에 기록한 것은 9월 3주차 조사 이후 3달여만이다.

윤 대통령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노조대응(24%)을 가장 많이 꼽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사태에 대한 원칙 대응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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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5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 대비 2.5%포인트 오른 38.9%로 40%대에 근접했다. 같은 조사에서 33.4%→36.4%→38.9%로 2주 연속 지지율이 올랐다. 부정평가는 58.9%였는데, 부정평가가 50%대로 내려간 것은 7월 1주차 조사(57.0%) 이후 5개월여 만이다.(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처럼 조사 업체에 따라 세부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라는 점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긋지긋한 30%대 박스권을 벗어날 수 있다는 시그널”이라며 고무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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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전 차담회에서 조국 당시 민정수석(오른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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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과거 변곡점마다 윤 대통령 지지율 반등의 기폭제가 됐던 ‘안티테제’ 공식이 이번에도 입증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비호감도가 높은 적대세력과 대립 구도를 형성해 ‘안티테제’(antithese·반대)로서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고, 반사 이익을 누린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게 조국 사태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이던 2019년 조 전 장관 수사로 주목받았다. 당시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의혹 등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이 불거지면서, 반대로 이를 수사한 윤 대통령이 ‘공정’ 이미지를 얻기도 했다.

조국 사태 이후에도 윤 대통령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신분으로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존재감을 부각했고,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다. 당시 정치권에서 “윤석열 부상의 1등 공신은 추미애”라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추 전 장관이 2021년 1월 퇴임하자 윤 대통령에 대한 대중의 주목도가 일시적으로 떨어졌고, 같은 해 3월 대선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 미만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대선을 두고도 정치권에서는 “대장동 의혹 등 각종 리스크에 휩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일대일 구도로 맞붙으면서 윤 대통령이 이득을 본 측면이 있다”(여권 관계자)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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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지난해 2020년 12월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는 모습. 오른 쪽은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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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이 윤 대통령 지지율을 높인 것도 과거 사례와 유사한 패턴이다. 평소 강성 노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비등한 상태였기 때문에 적어도 보수진영 내에선 윤 대통령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3선 의원은 “이번에 화물연대에 물러서면 지지를 접겠다는 당원들이 적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이 강하게 대응하면서 대선 뒤 등을 돌렸던 일부 보수층들이 다시 결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지율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또 절대적인 지지율 수치 자체는 여전히 부진하다. 다선 의원을 지낸 여권 관계자는 “통상 국정 운영의 동력을 유지할 마지노선이 40%”라며 “대통령 지지율 30%대 극복은 최악을 면한 것일 뿐 민심이 긍정으로 돌아섰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티테제로서의 지지율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파업 문제는 일시적 이슈일 뿐 장기적 지지율 변동은 결국 민생 문제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며 “사정 정국이나 파업 엄정 대응 등 ‘네거티브’ 방식의 국정 운영만으로는 지지층 결집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없다”고 분석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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