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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수입차의 무덤’ 日서 우뚝 선 한국차...“10년 넘게 칼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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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올해의 수입차’에
한국 자동차 역사상 최초 위업
12년전 日 승용차시장 철수뒤
재진출 1년 만에 거둔 성과


매일경제

현대 아이오닉5, 일본 올해의 수입차 선정. [사진 제공=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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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의 무덤’으로 악명 높은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이변을 일으켰다. 한국 브랜드 최초로 현대차 아이오닉5가 ‘일본 올해의 수입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신규 등록 차량 10대 중 9대 이상이 자국 브랜드일 정도로 콧대 높은 일본 승용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친환경차를 앞세워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는 평가다. 12년 전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뒤 올해 초 재진입해 거둔 쾌거다.

9일 현대차는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 실행위원회’가 주최하는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가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1980년 시작된 일본 올해의 차는 매년 일본에서 출시된 신차를 대상으로 심사위원 투표를 거쳐 ‘베스트 10’을 선발하고, 이후 시승 평가와 결선 투표로 부문별 올해의 차를 선정한다. 심사위원 60명의 실명, 배점, 평가 이유 등이 모두 공개되기 때문에 공신력이 높은 상으로 통한다. 심사위원 1인당 총 25점을 5개 차에 배분하는 식으로 점수를 매긴다.

이번 심사에서 아이오닉5는 총점 75점으로 전체 후보 중 6위에 올랐다. 베스트 10에 이름을 올렸던 르노 아르카나(70점)와 BMW iX(45점), 랜드로버 레인지로버(30점) 등을 제치고 아이오닉5는 수입차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1~5위는 모두 일본 브랜드 차량이 차지했다.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는 “혁신적 내·외관 디자인, 긴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역동적인 주행성능,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 등이 돋보였다”며 “운전대에 장착된 패들시프트로 회생제동 단계를 바꾸는 기능도 운전의 쾌감을 선사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아이오닉5가 일본에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된 것은 12년여 만에 일본 승용차 시장에 복귀한 현대차로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앞서 현대차는 2001년 일본 승용차 시장에 진출했다가 판매 부진을 이유로 2009년 말 철수했다. 그랜저·쏘나타 등 주력 모델을 내세웠지만 9년간 누적 판매량은 1만5000여 대에 불과했다. 일본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한국 차를 자국 브랜드보다 한 수 아래로 보는 일본 소비자가 적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다.

이후 현대차는 버스 등 상업용 부문 영업만 해오다 철수 12년여 만인 올해 2월 일본 승용차 시장에 친환경차를 앞세워 재진출했다. 현대차는 지난 5월부터 아이오닉5와 넥쏘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일본 MK택시에 아이오닉5 5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넥쏘 등 친환경차를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일본의 완성차 내수시장은 규모 면에서 단일국가 기준 전 세계 3위에 해당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 완성차 내수시장은 약 445만대로, 중국(2627만대)과 미국(1541만대)에 이은 전 세계 3위 규모다. 한국(173만대)과 비교하면 일본의 내수시장 규모는 2.6배나 크다.

수입차 브랜드에게 일본은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일본 내수시장은 자국 브랜드 판매 비중이 주요국 중 가장 높다. 지난해 신차 판매량 445만대 중 일본계 브랜드 판매량은 416만대로 93.4%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국산차 점유율이 높은 한국의 85.3%보다도 더 높다.

일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수입차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내 벤츠 판매량은 5만1678대로 한국의 7만6152대보다 적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된 첫 전용 전기차다. 올해 4월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고, 지난 10월에는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선정한 ‘올해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전기차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2022 독일 올해의 차’, ‘2022 영국 올해의 차’ 등에 선정되며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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