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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高유가 수혜국' 사우디, 9년 만 재정흑자…"내년 전망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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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흑자 유지 위해 감산 등으로 유가 올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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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정유업체 '사우디 아람코'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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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치솟은 유가에 '9년 만의 재정흑자'라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됐다. 고(高)유가가 사우디 국가재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사우디가 추가 감산으로 현재 배럴당 7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국제유가를 다시 올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8일(현지시간) CNBC·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전날 올해 1020억 리얄(약 35조6400억원)의 재정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에 제시된 정부 예상치 900억 리얄에서 130억 리얄(4조6078억원)이 늘어난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2.6%에 해당한다. 사우디 재무부는 올해 GDP 성장률을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7.6%)보다 높은 8.5%로 예상했다.

무함마드 알 자단 재무장관은 "재정흑자분은 대부분 왕국의 적립금을 늘리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일부는 국부펀드와 국가개발기금(NDF)으로 이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는 2023년 정부 예산을 1조1140억 리얄로 승인하고, 내년에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흑자 규모는 올해보다 대폭 줄어든 160억 리얄로 제시했다.

AFP통신은 "사우디의 재정흑자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 달했던 국제유가가 붕괴한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이라며 "이번 흑자 전환은 전 세계가 광범위한 에너지 충격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짚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심화한 공급난에 치솟은 유가가 미국 등 세계 주요국에 에너지 물가 상승이라는 충격을 줬지만, 산유국인 사우디는 오히려 재정흑자라는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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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기준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올해 선물 가격 추이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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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는 앞서 올해 사우디의 재정수지 균형을 위한 유가를 배럴당 73.3달러로 제시했는데, 올해 유가는 전쟁 등의 여파로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알 자단 장관은 "우리는 경제 다변화라는 '사우디 비전 2030'을 추진하면서 비(非)석유 부문에서 성장을 이뤘다"며 고유가에 따른 재정흑자라는 분석에 반박했다. '사우디 비전 2030' 정책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개혁 계획으로,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석유산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민간경제를 육성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인 만큼 사우디가 재정흑자를 유지하고자 추가 감산에 나설 수도 있다고 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사우디는 네옴시티 등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에 내년 재정지출은 예산을 초과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 하락세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사우디가 유가의 일정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감산 등의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C는 경제학자 발언을 종합해 사우디가 재정수지의 균형을 맞추고자 유가를 배럴당 75~80달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우디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현재 하루 평균 200만 배럴의 감산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국제유가는 경기침체 전망 등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에 주요 산유국의 감산 유지에도 배럴당 7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배럴당 71.96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76.68달러 수준으로 올해 고점 대비 배럴당 50달러 이상이 하락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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