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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게 다 세균?… 변기 뚜껑 꼭 닫고 물 내려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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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변기 물을 내릴 때 분출되는 비말 모습. /볼더 콜로라도대학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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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물을 내릴 때 주변으로 튀는 비말의 양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실험 영상이 공개됐다.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공학 연구팀은 녹색 레이저를 활용해 변기 물을 내릴 때 변기 밖으로 튀어 오르는 비말을 시각화해 속도와 확산 범위 등을 분석한 결과와 영상을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8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연구팀 소개에 따르면 이 실험은 화장실에서 생성된 에어로졸을 시각화하고 그 속도와 확산을 측정한 최초의 연구다.

실험에는 각각 두 대의 녹색 레이저와 카메라가 이용됐다. 영상을 보면, 뚜껑이 없는 변기 물을 내리자 에어로졸이 공기 중으로 빠르게 분출된다. 미세 입자가 천장까지 솟구치는 모습은 마치 용암을 연상케 한다. 비말은 상하좌우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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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물을 내릴 때 분출되는 비말 모습. /볼더 콜로라도대학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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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밖으로 튀어 오르는 비말의 속도와 방향 등을 측정한 결과, 비말은 초속 2m로 분출돼 8초만에 최대 1.5m 높이에 도달했다. 특히 5㎛(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입자는 공중에 수 분간 떠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실험에는 대변이나 휴지 등의 변수는 적용되지 않았다. 오로지 물만 내렸을 때 비말이 얼마나 퍼지는지를 측정했다. 실제 공중화장실 환경에서는 오염된 비말이 퍼질 확률이 더 높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팀은 변기 물을 내릴 때 비말이 튀어 나와 대장균과 노로바이러스 등 다양한 병원균을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60여년 전에 확인됐지만, 이를 시각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병원균 감염 경로로 알려진 에어로졸을 생생하게 시각화해 질병을 줄이는 데 기여하겠다는 일종의 ‘충격요법’을 제시하기 위해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논문 제1저자이자 ‘생태 유체역학 랩’을 운영하는 존 크리말디 교수는 “사람들이 화장실 변기에서 비말이 분출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를 본 적은 없다”며 “이번 연구는 변기 물의 비말이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게 분출되고 확산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동영상을 한번 보면 이전처럼 변기 물을 내릴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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