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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조용병 3연임 포기 '외압설'?…지주 수장 줄교체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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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자발적 용퇴 강조했지만

하루새 입장 변화에 '정권 외압설' ↑

NH, 우리금융도 추가 연임 불투명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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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3연임이 유력하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돌연 용퇴했다. 금융권에선 정부 ‘외압설’까지 흘러나올 정도로 반전이라는 평가다.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등 다른 금융그룹들도 줄줄이 수장이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선임됐다. 지배적인 반응은 ‘놀라움’이다. 당초 조용병 회장의 3연임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그룹 임직원들도 크게 술렁였다.

전날 회장추천후보위원회 면접 전까지 조 회장 자신의 연임 의지도 강했다고 한다. 실적과 내부기반 모두 탄탄했고, 조 회장이 직접 그룹 내 부회장직 신설을 시사하는 발언도 할 정도로 조직 개편 구상도 하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조 회장은 3인의 후보 중 면접 마지막 순서를 자청한 뒤 용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 자리에서 조 회장은 “설령 추대를 받는다고 해도 고사하겠다”고까지 강력히 사퇴 의사를 드러냈다고 한다. 진 행장마저 조 회장의 사퇴를 예상 못해 놀랐다는 후문이다.

조 회장은 이날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사모펀드 사태로 고객이 피해를 보고 직원들이 징계를 받으면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에 변화를 주는 게 맞고 훌륭한 후배들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 올라왔으니 때도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스스로 물러났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금융권에선 ‘외압설’이 퍼지고 있다.

우선 정권 외압설이다. 신한금융그룹 사정에 밝은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최근까지 부회장직 신설 고민을 외부로 드러낼 정도로 연임 후 조직개편 의지까지 있었던 사람이 갑자기 물러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정치권에서 금융지주 회장 3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던 만큼 정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재일교포 주주들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들이 일본 경험이 거의 없는 조 회장 대신 일본 오사카지점, SBJ은행 사장을 역임하는 등 일본 근무 경력이 10년을 훌쩍 넘는 ‘일본통’ 진 행장을 택했다는 것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신한금융의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공단(8.22%), 블랙록(5.67%), 우리사주조합(5.07%)이지만 전통적으로 재일교포 주주들의 입김이 강했다. 이들은 개개인들이 각자 주식을 보유했지만 중요 의사 결정 때마다 힘을 모아 주주권을 행사하며 영향력을 발휘했다. 비공식적으로 재일교포 지분율은 15~19% 선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12명 중 4명이 재일교포 출신일 정도로 영향력은 막강하다.

진 행장이 낙점되면서 다른 금융사 수장들도 줄줄이 교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NH농협금융, BNK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인선이 진행 중이다. 이미 NH농협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서 이달 말 임기 만료인 손병환 현 회장이 제외됐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추가 연임 도전에 고심 중이라는 후문이다. 조 회장이 사퇴의 배경으로 라임 사모펀드 사태를 언급했는데 같은 사안으로 손 회장도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지완 회장이 지난달 사퇴한 BNK금융지주도 오는 13일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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