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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조카 구속 되고 누나 송환될 판인데… 김봉현은 도주 30일째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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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도주 영상/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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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산되는 투자자 피해액만 1조6000억원대에 달하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재판을 받던 중 전자팔찌를 끊고 도주한 김봉현(48)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행적이 여전히 묘연하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도주 행각을 도운 이들을 압박해, 김 전 회장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도록 유도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권기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조카 김모(34)씨에 대해 “도망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달 11일 김 전 회장이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에서 보석 조건으로 착용하고 있던 전자팔찌를 끊고 달아날 당시 같이 있던 인물로, 김 전 회장과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등 도주 행각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현행법상 친족의 도주를 도운 경우에는 범인도피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 탓에, 검찰은 김씨에게 김 전 회장이 전자팔찌를 끊는 것을 도왔다며 공용물건손상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일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연예기획사 관계자 A씨와 김 전 회장 누나의 애인 B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김 전 회장이 달아난 이후에도 그와 연락을 한 정황이 포착돼 범인도피 혐의가 적용됐고, A씨는 김 전 회장에게 대포폰을 1대 개통해준 정황까지 드러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김 전 회장의 친누나에 대해서도 신병확보에 나섰다. 지난 1일 외교부에 김 전 회장의 친누나에 대해 여권 무효화 요청을 한 데 이어, 6일에는 광주광역시의 친누나 집을 압수수색한 것이다. 이날 김 전 회장의 부모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김 전 회장의 애인으로 알려진 최모씨에 대해서도 지난달 25일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주변인을 압박해 김 전 회장이 자수하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이들이 자신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수사에 협조할 수 있고, 김 전 회장이 이를 우려해 자진 출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도피 행적을 일일이 탐문해가며 하기엔 한계가 크다”며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도록 유도하는 게 최선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또한 김 전 회장의 주변인들이 수사에 혼선을 주려 한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전 회장의 조카 김모씨의 경우, 도피 초기에는 김 전 회장과 팔당대교에서 여의도로 다시 돌아왔다고 했다가 최근 번복하는 등 진술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극단적 선택 가능성까지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신속한 검거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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